20일 사장단회의에 이어
21일부터 부문별 글로벌 경영전략회의 시작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1박12일 간 유럽 출장을 마치고 18일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독일, 네덜란드, 프랑스 등을 돌며 반도체 장비와 전기차용 배터리, 5세대(5G) 이동통신 등에 특화된 전략적 파트너들과 만나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1박12일 간 유럽 출장을 마치고 18일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독일, 네덜란드, 프랑스 등을 돌며 반도체 장비와 전기차용 배터리, 5세대(5G) 이동통신 등에 특화된 전략적 파트너들과 만나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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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1박 12일 간 유럽 5개국 출장을 마치고 귀국한 가운데 삼성전자가 20일 사장단회의, 21일 각 부문별 경영전략회의를 이어가며 미래 대응전략 수립에 나선다. 이 부회장이 유럽 출장길에 느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발(發) 공급망 위기감과 반도체·배터리 등 첨단기술의 중요성을 각 사업부문 임원진이 공유하고 대응책을 논의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 출장 마치고 위기대응·기술·인재 강조한 JY=이 부회장은 지난 7~18일 헝가리, 독일, 네덜란드, 벨기에, 프랑스 5개국에서 고객사, 협력사, 연구소 등을 방문해 차세대 반도체 기술, 배터리 뿐 아니라 삼성의 미래 먹거리에 대한 폭넓은 협력과 논의를 진행했다. 헝가리에 있는 삼성SDI 배터리 공장을 방문하고 독일로 이동해 삼성SDI 고객사 중 하나인 BMW, 전장(자동차 전기장치 부품)회사 하만 카돈을 돌아봤다.

BMW 경영진과 만난 자리에서는 전기차 배터리 공급 확대, 배터리 합작사 설립 등을 논의했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첨단 반도체 기술 확보를 위한 노력도 기울였다.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와 만나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문제 해소를 위한 협력방안을 논의했고 반도체 장비업체 ASML 본사를 방문해 미세공정 구현에 필수적인 EUV 노광 장비의 원활한 수급 방안 등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출장 후반부에는 벨기에 소재 유럽 최대 규모의 종합반도체 연구소 아이멕(imec)을 방문해 최첨단 반도체 공정기술 뿐 아니라 ▲인공지능(AI) ▲바이오·생명과학 ▲미래 에너지 등 첨단분야 연구개발 현장을 살펴봤다. 프랑스 파리에서는 삼성전자 현지법인 영업·마케팅 직원들과 만나 애로사항 등 현장의 얘기를 들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이 유럽 출장에서 강조한 것은 (불확실성에 대한)위기대응, 기술, 인재 등 크게 세 가지다. 이 부회장은 귀국 직후 기자들에게 "시장의 여러 가지 혼동, 변화, 불확실성이 많은데 저희가 할 일은 좋은 사람 데려오고 조직이 예측할 수 있는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유연한 문화를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그 다음에는 아무리 생각해봐도 첫 번째, 두 번째, 세 번째도 기술"이라고 말했다.


◆20일 사장단 회의 소집한 삼성=이 부회장이 유럽 출장에서 돌아오자마자 삼성전자 및 관계사 사장단이 한 자리에 모였다. 오는 21일부터 열리는 사업부별 글로벌전략회의를 앞두고 사장단이 사전에 급격한 변화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미래를 철저히 준비할 수 있는 대응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서다.


20일 삼성은 경기도 용인 소재 삼성인력개발원에서 한종희 부회장·경계현 사장 주재로 사장단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한종희 부회장, 경계현 사장을 비롯해 최윤호 삼성SDI 사장, 황성우 삼성SDS 사장,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 등 전자 관계사 경영진 25명이 참석했으며 8시간 넘는 '마라톤 회의'로 진행됐다.


사장단은 기술개발 관련해 인플레이션, 공급망 충격, IT제품 수요 급감 등 글로벌 리스크 요인을 점검하는 한편 미래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차세대 기술 개발, 공급망 안정성 강화 등의 대책을 폭넓게 논의했다. 특히, 사장단은 '차세대 기술 개발' 관련 논의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부회장은 국제 정세와 산업 환경, 글로벌 시장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장기적인 안목으로 변화의 흐름을 읽고, 특히 새로운 먹거리를 잘 준비해 미래를 선도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기술로 한계를 돌파해 미래를 선점해야 한다는 점, 우수인재 확보에 빈틈이 없어야 한다는 점, 중소기업과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상생 생태계 육성에도 힘을 쏟아야 한다는 점 등도 함께 당부했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유럽 출장을 마치고 귀국하자마자 사장단 회의가 소집됐고, 이후 각 사업부문별 글로벌전략회의가 예정돼 있다는 점에서 삼성 각 계열사들이 글로벌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비상경영'에 돌입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기술을 통한 미래 준비'를 강조해 온 만큼, 삼성이 고(故)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에 준하는 강도 높은 혁신과 미래 먹거리 육성에 더욱 박차를 가하며 '뉴 삼성' 구축에 본격적으로 나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글로벌전략회의도 21일부터 시작=이에따라 오는 21일부터 시작되는 삼성전자의 상반기 글로벌전략회의에서는 ▲공급망 교란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 ▲첨단기술 경쟁력 ▲인재·조직문화 개선 등에 대한 폭넓은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21~23일 IT·모바일과 소비자가전을 담당하는 DX(디바이스경험) 부문에서, 27~29일 반도체를 담당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에서 상반기 전략회의를 열린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연말에만 한 차례 전략회의만 진행한 터라 2019년 이후 3년 만의 재개다. 이 부회장이 직접 참석하지는 않지만 유럽 출장에서 위기대응, 기술, 인재 등 크게 세 부분을 강조한 뒤 회의가 열리는 만큼 경영진들의 인식 공감, 대응책 마련 등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공급망 교란, 경기침체 등으로 가전·모바일 제품 판매 타격과 생산라인이 탄력 운용되는 상황까지 직면한 DX부문에서는 글로벌 법인들의 애로사항, 대응전략 등이 논의될 가능성이 크다. 이 부회장의 ‘기술력’ 강조 핵심 분야인 DS 부문에서는 하반기 변화된 반도체 시장 점검 및 전망, 텍사스주 테일러시 제2 파운드리(위탁생산) 및 평택 캠퍼스 3공장 설비투자 진행 상황 등을 점검할 것으로 점쳐진다.


한편 다른 대기업들도 글로벌 위기 상황을 인식하고 대응을 위한 전략회의에 돌입한 상황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17일 ‘2022년 확대경영회의’에서 경영시스템 재구축을 주문했다. 글로벌 경제 위기 등 불투명한 경영 환경 속에서 기업 가치와 직결되는 이른바 ‘SK 경영시스템 2.0’으로의 체질 개선 필요성을 지적한 것이다. 현대자동차그룹 역시 다음달 권역별·글로벌 전체 전략을 점검하는 자리를 갖는다. 앞서 LG그룹은 지난달 30일부터 구광모 회장의 주재 아래 한 달여간 전략보고회를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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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위기 상황이 국내 기업들 전체에 해당하는 사안인 만큼 이번에 열리는 전략회의들은 대부분 위기 대응을 위한 논의의 장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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