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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금속 가격 강세에도 불구하고 광산기업들이 투자에 나서지 않으면서 친환경 에너지 경제로의 전환이 차질을 빚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9일 보도했다. 광산기업 투자 부진으로 구리, 아연 등 원자재 공급 부족이 여전하고 이에 따라 태양광 패널, 풍력 터빈, 전기차 배터리 등의 생산도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추산에 따르면 화석연료에서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을 위해 필요한 광산기업의 연 평균 투자 규모는 1600억달러에 달한다. 지난 10년간 광산업체의 연 평균 투자 규모는 1000억달러 수준이었다. BOA 추산대로라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광산업체의 투자 규모가 60% 가량 늘어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투자 규모는 되레 줄 것으로 예상된다. BOA는 리오틴토, BHP 그룹, 글렌코어 등 세계 상위 10개 광산기업의 올해와 내년 투자 규모가 400억달러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광산 부문 투자가 절정에 달했던 2012년 이들 상위 10개 광산기업의 투자 규모는 800억달러에 달했다. 연 평균 기준으로 올해와 내년 상위 10개 광산기업의 투자 규모는 2012년의 25% 수준에 그치는 셈이다.

WSJ는 석유 회사들처럼 광산 기업들도 주주들로부터 투자 지출보다는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을 늘리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대형 구리 생산업체 프리포트 맥모란은 최근 내년에 투자를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프리포트는 최근 앞서 발표한 자사주 매입과 배당 확대 계획을 이행하기 시작했다.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으로 에너지와 장비 비용이 치솟고, 자금 조달 비용은 높아지고, 광산 투자와 관련해 광산을 소유한 국가의 정부가 광산기업들에 더 많은 이익 배분을 요구하는 점도 광산기업들이 투자를 꺼리는 이유가 되고 있다.


환경 오염 문제도 광산업체의 투자를 저해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올해 초 세르비아는 환경 오염 논란을 이유로 리오틴토의 20억달러 규모 리튬 투자 사업 허가를 취소했다.


원자재 가격 강세 덕분에 광산업체들의 현재 이익 규모는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프리포트 맥모란의 리처드 애커슨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원자재 공급을 제한하는 요인들만 쌓이고 있다"고 말했다.


광산업체의 낮은 투자 지출은 구리와 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 상승의 배경이 되고 있다. 구리와 철광석 모두 지난 2년 새 40% 넘게 올랐다. 원자재 가격 상승은 태양광 패널, 풍력 터빈, 전기차 배터리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일각에서는 자동차 업체들이 충분한 배터리 생산량을 확보하기 위해 광산업체들을 압박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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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A의 마이클 위드머 금속 조사 부문 대표는 "현재 시장 상황이 바뀌지 않는다면 위기를 맞이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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