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1차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2.6.19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1차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2.6.19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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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세종=손선희 기자] 물가가 가파르게 뛰면 고위 경제관료가 옷을 벗던 시대가 있었다. 2008년 7월 물가상승률이 5%대 후반(전년동월비 기준)을 넘나들자 당시 청와대(이명박 정부)는 이에 대한 책임을 물어 최중경 기재부 차관을 경질했다. 경제팀 수장이었던 강만수 장관은 겨우 자리를 지키긴 했지만 이듬해 2월 재임 1년 만에 물러났다. 그만큼 물가는 정부의 ‘관리 영역’이라는 인식이 강했던 때다.


그로부터 14여년이 지난 현재 물가상승률은 다시 5%대 중반까지 치솟았다. 나아가 6% 돌파를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새 정부 경제팀이 ‘물가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면서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민심을 살피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하지만 실제 내놓은 물가대책은 체감이 미미한 수준이다. 대표적으로 정부는 ‘유류세 법정 최대한도 인하’ 카드를 내세웠지만, 이미 30% 인하가 적용되고 있던 터라 추가 대책에 따른 효과는 ℓ당 57원(휘발유 기준)뿐이다. 연비 10㎞/ℓ인 차량을 하루 약 40㎞ 주행한다고 가정할 경우 월 추가 인하액은 7000원에 그친다. 최대 25% 깎아준다는 수입 돼지고기 관세는 이미 수입물량의 90%가량이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미국·유럽 등)에서 들어오고 있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내놓은 20% 농수산물 쿠폰의 효과는 유통과정에서 상쇄돼 실제 소비자가격은 요지부동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를 비롯한 새 정부 경제팀은 ‘총력 대응’이라며 당장의 불 끄듯 각종 대책을 내놨지만 현장과의 온도차가 크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시대가 바뀌어 ‘물가’를 정부가 완전히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을 시장도 인식하고 그 책임을 관료에게 직접 묻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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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정부는 지난해 물가상승 흐름을 전혀 내다보지 못해 이미 1차 실기했다. 물가를 잡겠다면서 출범과 동시에 전례 없는 ‘60조원’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한 새 정부의 의지도 과연 충분했는지 묻고 싶다. 민심이 지금과 같은 물가상승을 과연 언제까지 인내할지 지켜볼 일이다.


세종=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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