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달아오른 경기침체 논쟁…美경제학자 "1년내 침체 확률 44%"
[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금리 인상) 이후 월스트리트에서 경기침체 논란이 한층 달아오르고 있다. 경제학자들은 앞으로 1년 안에 미국에 경기침체가 닥칠 가능성이 절반에 육박하는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보다 높은 수준이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침체 우려가 점점 확산하자, 미 행정부 고위 관료들은 일제히 선 긋기에 나섰다.
◇치솟는 인플레에 경기침체 우려 커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일(현지시간) 이코노미스트 53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향후 12개월 안에 경기침체가 올 확률’에 대한 답변 평균치가 44%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이미 경기침체에 진입했거나 그 직전에나 볼 수 있는 수치다. 올해 1월 18%, 4월 28%에서 급격히 치솟았다. 특히 2005년 중반 관련 설문조사를 시작한 이후 이 정도의 높은 수치는 경기침체 기간을 제외하고는 거의 없었다고 WSJ는 전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12월에는 38%, 코로나19 사태 직전인 2020년 2월에는 26%였다.
이 같은 우려는 41년 만에 최고 수준인 인플레이션, 금리 인상, 글로벌 공급망 차질 등 대내외 악재가 겹친 탓으로 분석된다. 이번 설문은 Fed가 자이언트스텝을 결정한 직후인 지난 16~17일 실시됐다. 다이와캐피털마켓 아메리카의 수석이코노미스트 마이클 모란은 "Fed가 브레이크를 세게 밟았다. 이런 상황에서는 경기침체를 피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이코노미스트들이 예상한 올해 말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연간 상승률 전망치는 평균 6.97%를 기록했다. 이는 직전 조사인 4월 5.52%보다 높아진 수준이다. 2023년 연간 물가상승률 전망치도 4월 2.86%에서 6월 3.26%로 더 올랐다.
올해 미국의 연간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는 1.28%에 그쳐 4월 2.57%에서 반토막났다. 컨설팅회사 EY-파르테논의 수석이코노미스트 그레그 다코는 "미국 경제가 몇 달 안에 가벼운 경기침체로 향할 것"이라면서 "치솟는 금리와 급락한 주가가 구매력을 잠식하고 주택(거래) 활동을 심하게 위축시킬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달 초 미 미시간대가 발표한 소비심리지수(50.2)가 42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지는 등 최근 들어 소비 둔화 조짐도 확인된다.
◇美 옐런 "올해 내내 고물가… 침체는 피할 수 있어"
경기침체 논란이 거세지자 행정부 관료들은 일제히 침체를 피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미국의 경제 기초체력은 탄탄하다는 반박이다.
재닛 옐런 미 재무부 장관은 이날 ABC방송에 출연해 "인플레이션이 올해 남은 기간 지속될 것"이라면서 "경제가 안정적 성장기로 이행하며 둔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미국의 인플레이션에 대해 "용납할 수 없게 높은 수준"이라면서도 "노동시장이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강력하다. 조만간 인플레이션 속도가 둔화할 것"이라며 "경기 침체가 불가피한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경제 고문인 브라이언 디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역시 CBS, 폭스뉴스 등에 잇달아 출연해 경기침체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디스 위원장은 "실업률이 3.6%로 2차 세계대전 이래 노동시장이 가장 좋고 (코로나 등으로) 타격받았던 각 가정의 대차대조표도 지난 1년간 회복됐다"면서 "많은 사람이 미국 경제의 강점과 회복성을 낮게 평가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발언들은 중간선거를 앞두고 행정부를 향하는 ‘경제 책임론’에 거리를 두는 한편, 경기침체 언급으로 경제 주체들의 심리가 나빠질 것을 우려한 선 긋기로 해석된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이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경기침체가 불가피한 일은 아니다. 세계 어느 나라보다 인플레이션 극복에 강력한 위치에 있다"고 언급한 것도 맥락을 같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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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로레타 메스터 미국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경기침체 우려에 "성장 둔화는 있지만 괜찮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Fed 목표치인 2%까지 떨어지려면 2년여(a couple of years)정도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당분간 높은 인플레이션은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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