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에 흔들리는 정권…佛 마크롱, 과반 의석 확보 실패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기록적인 인플레이션이 전 세계 주요국의 정치 지형도까지 뒤흔들고 있다.
19일(현지시간) 치러진 프랑스 총선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이끄는 중도 성향의 범여권이 의회 과반석 확보에 실패했다. 프랑스 내무부가 공개한 초기 총선 결과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의 중도 르네상스당을 포함한 여권 ‘앙상블’은 이번 총선에서 245석의 의석을 확보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과반(289석)에 크게 미달하는 수치다. 프랑스에서 새로 선출된 대통령이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한 것은 1988년 이후 처음이라고 외신은 전했다.
제1야당은 장뤼크 멜랑숑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 대표가 이끄는 좌파연합 ‘뉘프(NUPES)’로 131석을 확보했다. 지난 4월 마크롱 대통령의 맞수였던 마린 르펜 대표가 이끄는 극우 성향의 국민연합(RN)은 89석으로 깜짝 약진해 역대 최고 성적을 냈다.
지난 총선에서 8석을 얻는 데 그쳤던 국민연합이 이번에는 15석 이상 확보해 의회 교섭단체를 구성하는 것을 목표로 내세웠으나 이를 훨씬 뛰어넘어 대성공을 거뒀다.
이번 총선에서는 임기 5년 하원의원 577명이 선출됐다. 이들은 지난 4월 재선에 성공한 마크롱 대통령과 임기를 거의 같이 한다. 여당이 이번 총선에서 의회를 장악하지 못하면서 마크롱 대통령은 재선 성공 두달 만에 치러진 총선에서 큰 위기를 맞았다.
당장 감세, 연금 개혁, 퇴직 연령 상향 등 경제개혁 공약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의회 내 다른 세력과 협력해야 한다.
이번 프랑스 총선에서는 인플레이션이 유권자들의 가장 큰 관심사로 떠올랐다. 마크롱 대통령의 패배 요인 중 하나는 물가보다는 우크라이나 전쟁 등 안보에 방점을 둔 선거 전략으로 지적되고 있다. 반면 멜랑숑 대표는 생활 필수품 가격 동결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프랑스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지난달 5.8%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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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인플레이션은 다른 주요국에서도 핵심 이슈로 떠오른 상황이다. 지난달 치러진 호주 총선에서 야당이던 노동당이 당시 여당 자유·국민 연합을 누르고 8년9개월 만에 정권교체를 한 배경에도 20여년 만에 최악의 인플레이션과 주택 가격 폭등이 있었다. 미국과 일본에서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지지율이 타격을 입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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