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공휴일 등 비대면 상담 후
해열진통제·소화제 등 판매
약사회 "의약품 오남용 우려"
전날 대통령실 앞 궐기대회

대한약사회 회원들이 19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열린 약 자판기 저지 약사 궐기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대한약사회 회원들이 19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열린 약 자판기 저지 약사 궐기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약사들이 약 자판기 도입에 ‘결사반대’를 외치며 이례적인 집단행동에 나섰다. 약 자판기 도입이 의약품 구매 불편을 해소하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고, 국민 안전과 건강이 달린 문제를 산업 논리로 접근하면 안 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20일 대한약사회에 따르면 전날 약사회는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약사 10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약사궐기대회를 개최하고 약 자판기 도입 논의를 중단할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이 자리에서 약사회는 의약품 자판기 도입 저지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선언했다.

약 자판기는 심야 또는 공휴일 등 약국이 문을 닫는 시간에 약사와 비대면으로 상담한 뒤 일반의약품 등을 구매할 수 있게 하는 기기다. 현재 국내 일부 지역에서 ‘약국 자판기’라는 이름으로 약 자판기가 운영되고 있지만, 현행법상 일반의약품은 자판기 판매가 금지돼 있어 마스크, 임신테스트기와 같은 의약외품·의료기기나 비타민 등 영양제만 구입할 수 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정보통신기술 규제 샌드박스 심의위원회에 약 자판기를 실증 특례 안건으로 상정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심의위에서 안건이 통과되면 시험적으로 자판기를 통한 해열진통제·소화제 등 일반의약품 판매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약 자판기 도입의 장점으로는 구매 편의성이 꼽힌다. 늦은 시간이나 휴일에 갑자기 의약품이 필요할 경우 손쉽게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도입된다면 편의점에서 살 수 있는 상비약과 비슷한 규모의 의약품이 자판기에 들어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하지만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먼저 의약품 오·남용 우려가 나온다. 약사의 지도 없이 무분별하게 복용했다가 부작용 사례가 늘 수 있다는 지적이다. 대체로 안전한 해열진통제로 알려진 아세트아미노펜(타이레놀 성분)조차 1일 최대용량(4000㎎)을 초과하거나 정기적으로 술을 마시는 경우 간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 약 자판기가 의약품 구입 불편을 해소하는 근본적인 방법이 될 수 없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AD

최광훈 대한약사회장은 "약 자판기는 특정 기업의 수익 창출을 위한 수단일 뿐 심야시간 의약품 구매 편의성은 자판기 속 몇몇 의약품으로 해결할 수 없다"면서 "심야약국 운영을 확대해 안전하게 약국에서 더 많은 의약품을 약사에게 상담받으며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