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
주담대 금리 7% 관측도
2030 영끌족 "월급 80%가 이자로"

서울 시내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매물 안내문이 붙어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매물 안내문이 붙어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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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서희 인턴기자] 초등학생 자녀를 키우는 40대 맞벌이 김모씨 부부는 2020년 9월 인천 송도의 전용면적 84㎡ 아파트를 12억8000만원에 매입했다. 4억원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받았고, 신용대출과 회사 임직원 대출 등을 끌어모아 1억원을 더 마련했다. 주담대는 2%대 중반 변동금리(6개월)로 30년 동안 원금과 이자를 매달 함께 갚는 비거치 원리금균등분할 상품을 선택했다. 아파트 구매 당시만 해도 한 달에 200만원가량을 상환하던 김씨는 최근 주담대와 신용대출 금리가 오르면서 한 달에 90만원 가량을 더 내게 됐다. 물가 인상으로 생활비 부담도 늘어난 터라 추가 금리 인상을 예고하는 보도를 접할 때마다 김씨는 마음이 착잡하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결정하면서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졌다. 한미 금리 역전 폭이 커질 수 있는 만큼 한국은행이 당장 7월에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밟을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시장 금리가 오르고 대출 금리가 같이 뛴다. 일각에서 조만간 주담대 금리가 연 7%대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이미 금융권에선 관측이 현실화하고 있다. 20일 기준으로 우리은행의 대표 주담대 상품인 ‘우리아파트론’의 5년 고정형(혼합형) 금리는 연 5.51~7.21%를 기록했다. 지난 16일 해당 상품의 금리는 5.40~7.10%였는데, 불과 2거래일 만에 금리 상·하단이 0.11%포인트씩 상승한 것이다.


문제는 주담대 대출자의 대다수가 변동 금리 상품을 이용한다는 점이다. 지난 4월 기준 예금은행의 신규 주택담보대출 가운데 고정금리 비중은 19.2%에 불과했다. 전체의 80.8%가 변동금리에 해당했다는 뜻이다. 한국처럼 변동금리 비중이 높은 구조에선 금리 인상의 여파가 클 수밖에 없다.

서울시 전용 84㎡ 중형 아파트 주택담보대출 상환액 전망 (단위: 만원) (자료출처=국토교통부 실거래가,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직방)

서울시 전용 84㎡ 중형 아파트 주택담보대출 상환액 전망 (단위: 만원) (자료출처=국토교통부 실거래가,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직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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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 일명 ‘영끌족’들의 부담이 증가할 전망이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직방은 금리 상승에 따라 차주가 부담해야할 월 상환액의 변동 추이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서울에서 전용 84㎡ 아파트를 대출금 상한선까지 받아 구매한 사람의 상환액은 한달에 82만 원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기준 서울 전용 84㎡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격은 12억8582만원이다. 이때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최대 적용하면 4억3716만원을 대출 받을 수 있다. 대출을 상한선까지 모두 받았을 때, 차주가 부담해야 하는 월 상환액은 금리가 연 4%일 때 209만원에서 7%일 때 291만원으로 오른다. 대출 기간 30년에 비거치 원리금균등상환 상품으로 가정한 결과다.


2020년 하반기부터 수도권을 중심으로 분 ‘패닉바잉’(공황 구매) 바람은 수많은 영끌족을 양산했다. 특히 이들 중엔 대출금을 최대로 끌어모아 집을 마련한 2030세대가 비중이 높아 청년층의 대출 상환이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연령별 차주 중 취약 차주 비중은 금리 상승이 본격화한 지난해 말 기준 20~30대 청년층이 6.6%로 다른 연령층(5.8%)보다 높았다. 청년층 취약 차주의 연체율도 지난해 1분기 말 5%에서 연말 5.8%로 타 연령층과 비교해 빠르게 상승하는 추세다. 취약 차주란 3개 이상의 금융기관으로부터 차입을 받은 다중 채무자이면서 소득 하위 30%의 저소득 또는 저신용 차주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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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커뮤니티에서도 비슷한 반응이 나온다. 30대 초반이라는 커뮤니티 이용자 A씨는 “대출 이자로만 월급의 80%를 내게 생겼다”면서 “허리띠를 졸라매지 않으면 생활이 불가능하다”고 적었다. 같은 커뮤니티 이용자 B씨는 “이주비 대출과 전세 대출 그리고 신용 대출로 2년 전에 집을 마련했는데, 현재 기준으로 월 160만원씩 내고 있다”면서 “하반기엔 월 200만원은 기본으로 낼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적었다.


이서희 인턴기자 daw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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