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사 출근길 기자 질문에 법 통과시 거부권 행사 시사
與도 "반헌법적" 강력 반발…대통령 가세에 야당과 전선 확대
조응천 "행정의 법취지 왜곡에 통제 의무 있으나 수단 없어"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나주석 기자, 이현주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이 정부 시행령을 통제하기 위해 국회법 개정을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 "위헌 소지가 많다고 본다"고 말했다. 앞서 여야가 국회법 개정에 대해 공방을 벌였는데, 윤 대통령이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전선범위가 확대됐다. 정치권에서는 윤 대통령이 국회법 개정안이 야당의 찬성으로 국회를 통과할 경우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13일 용산 청사 출근길에 ‘야당이 국회법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시행령에 대해 (국회가) 수정요구권을 갖는 것은 위헌 소지가 많다고 본다"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어 "시행령 내용이 법 취지에 반하면 국회에서는 법률을 더 구체화하거나 개정해서 시행령이 법률의 효력에 위배되면 그것은 무효화시킬 수 있지 않겠나"라며 "시행령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헌법에 정해져 있는 절차와 방식대로 하면 된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입법 추진에 반대 입장은 물론 거부권 행사 가능성까지 동시에 내비친 셈이다.

앞서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행정부가 법 취지를 왜곡하거나 위임 범위를 넘어서는 등 법률에서 규정해야 할 사안까지 행정입법을 통해 규율할 경우 국회는 이를 통제할 의무가 있으나, 강제할 수단이 없다"고 개정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조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도 "법 취지에 어긋난 행정입법을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지적했는데도 바뀌지 않고 있다"며 "이렇게 하면 시행령이나 시행규칙에 담을 내용도 모두 법에 담아야 하냐"고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여소야대가 빚은 국회법 논란= 정치권에서는 결국 여소야대 정부의 행정입법권 문제가 불거진 것으로 보고 있다. 여소야대 상황에서 정부와 여당은 행정입법권을 통해 국정을 운영할 동기가 크다. 반면 실질적 입법권을 가진 야당은 이런 행정입법을 억제해야 할 동기가 커진다. 더욱이 이 사안은 검찰 수사권 등 여야 간 첨예한 차이를 보이는 정책 현안과 맞닿아 있다.

가령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위한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따르면 검찰 직접 수사가 가능한 부패·경제범죄 범위를 대통령령으로 정하게 돼 있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윤석열 정부가 대통령령을 고쳐 검찰의 수사 범위를 확대할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최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검찰 조직개편을 통해 모든 형사부 검사가 수사 개시를 할 수 있도록 전문 수사부를 되살리고 있는데 이는 검수완박 입법에 반하는, 검찰의 중요 범죄 수사를 되살리려는 시도로 해석되고 있다.


여당도 강력 반발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문재인 정부 5년간 행정부를 견제·감시하기는커녕 국회를 청와대 출장소로 전락시키더니 야당이 되자마자 행정부를 통제하기 위한 모든 수단을 강구하고 있다"면서 "민주당이 최근 제출한 행정입법권에 대해서 통제하는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은 예산편성권을 국회로 가져오겠다는 주장만큼이나 반헌법적"이라고 지적했다.

AD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

국회법 개정안은 가뜩이나 얼어붙은 정국에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민주당은 조 의원의 법안에 찬성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당론으로 추진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조 의원이 추진 중인 법안과 관련해 아직 당론화 과정을 밟아야 한다"면서도 "정부조직법과 야당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법무부에 인사정보관리단을 설치하는 모습을 보면서 국회법 개정에 대해서 공감대가 큰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 부분에 대해 종합적인 검토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