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휴대폰도 꺼낼 수 없는 시멘트공장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주머니에서 휴대폰도 못 꺼내는데 무슨 사진이 있겠어요?"


현장에 가지 못한 부끄러움을 감추고 꼬치꼬치 물어본 화물연대 파업 현장은 흉흉했다. 시대가 지나고 세대가 바뀌었지만 파업 현장은 과거와 달라지지 않고 있다. 지난 9일 여러 언론에 한 장의 사진이 실렸다. 지방의 한 시멘트 공장에서 포장된 시멘트를 실은 트럭이 화물연대의 검문을 받고 있는 이 사진이 그날 언론에 보도되면서 현장의 또 다른 실상을 알 수 있었다.

생계를 위해 자신의 일을 하려는 동료 노동자를 막고 시멘트 출하를 저지하는 화물연대 조합원들의 모습은 목적 달성을 위한 이기심을 그대로 보여줬다. 공장 모든 출입문은 물론 공장 직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살피는 화물연대 조합원들의 감시를 피해 누군가는 위험을 무릅쓰고 사진을 찍었을 것이다. 사진이 보도된 이후 공장의 분위기는 더욱 살벌해졌을 것이다. 현장은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기가 무서울 정도로 감시의 눈길이 쏟아진다고 한다.


쇠구슬이 눈앞에 날아다니고, 사진을 촬영하던 직원이 집단으로 구타를 당하던 과거 화물연대 태동기 때의 상황이 직원들의 가슴 속에 여전히 두려움으로 남아 있다. 그때 만큼은 아니더라도 힘으로 동료들을 저지하고 위협하는 상황은 여전하다.

시멘트 수급대란으로 공기 차질이 예상되는데 시멘트 공장에는 출하하지 못한 시멘트가 쌓여가고 있다. 건설현장은 옵스톱 위기에 처했고, 국가 물류망은 곳곳에서 막혀 국민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

AD

13일 오전까지 시멘트 재고는 생산공장 49만t, 유통기지 65만t 등 총 114만t이 쌓여 있다. 시멘트 생산현장에서는 "건설현장에서는 시멘트가 부족해 난리인데 정작 생산공장에서는 시멘트가 넘쳐나 생산을 중단해야 할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파업의 시간이 길어질수록 모두가 패자가 될 확률만 더 높아진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