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부터 LCR 규제 정상화…늘어나는 은행채 발행
지난달 순발행 3조8000억
기업대출도 늘어 재원조달
[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 지난달 은행채 발행이 증가세로 돌아섰다.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 정상화와 기업대출 증가로 은행들의 자금조달 필요성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13일 현대차증권에 따르면 은행채 순발행은 지난달 3조8000억원을 기록하며 4월 이후 증가세로 전환됐다. 이달 주간 순발행도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은행채 순발행 규모는 올해 1월과 2월에 각각 3조원, 1조원을 기록했으나 3월 -6조원으로 감소세 전환했고 4월에도 -3조원을 기록했다.
주요 은행들의 5월 은행채 발행이 전월 대비 늘었다. 4월에 순발행이 제로였던 KB국민은행은 5월에는 3000억원을 순발행했다. 신한은행은 전월 -3000억원에서 5월에는 3000억원의 순발행을 기록했다. 하나는 전월 -6000억원에서 5월 7000억원으로, 우리도 전월 -1000억원에서 5월에는 6000억원으로 순발행이 각각 늘었다.
이처럼 은행채 발행이 늘어난 것은 오는 7월부터 단계적으로 정상화되는 LCR 비율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LCR은 향후 30일간 예상되는 순 현금 유출액 대비 고(高)유동성 자산의 비율로, LCR 비율을 높이면 대출 여력이 줄어들게 된다. 금융당국은 코로나 대응을 위해 금융규제 유연화 방안으로 은행 통합 LCR 규제비율을 6월까지 85%로 낮춘 상태다. 이는 7~9월에 5%포인트 상향한 90%, 10월부터 연말까지 92.5%, 내년 1분기에 95%, 2분기 97.5%를 적용한 후 7월 이후부터는 100%로 단계적 정상화될 예정이다. 지난해 말 기준 주요 은행들의 LCR 현황을 보면 국민은행 92.6%, 신한은행 89.6%, 하나은행 89.7%, 우리은행 89.8%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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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대출 증가도 은행채 발행 증가 요인으로 꼽힌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최근 우량 회사채는 발행시장이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으나 A등급 이하 회사채 시장은 여전히 수요가 얼어붙은 상태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회사채 발행을 연기하거나 취소하는 기업들이 나오고 있는데 이들 기업이 회사채 대신 은행 대출창구를 활용하는 경향을 나타나고 있다"면서 "기업대출이 크게 늘면서 대출재원 마련을 위한 자금조달 필요성이 강하게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5월말 기업대출은 1119조2000억원으로 전월말 대비 13조1000억원 늘어났다. 5개월 연속 증가세다. 5월 증가폭 기준으로는 2009년 6월 관련 통계 속보치 작성 이후 두 번째로 큰 폭으로 늘었다. 특히 5월 대기업 대출은 2조3000억원 증가해 올해 중 월별 증가폭이 가장 컸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시중은행의 기업대출은 올들어 32조원 넘게 불어났다. 김 연구원은 "자금이 필요한 대기업이 은행으로 몰리면서 대출재원 마련을 위한 은행채 발행이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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