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정치라면 보통 문제 아냐" 이준석에 날세운 친윤
민주, '이재명 책임론' 놓고 연일 공방…여야 주도권 힘겨루기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권성동 원내대표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권성동 원내대표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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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강주희 기자] 제20대 대통령 선거와 6·1 지방선거가 끝나자마자 여야 모두에서 당내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경쟁이 격화하고 있다. 두 선거에서 참패한 더불어민주당은 연일 선거 패배 책임 공방을 벌이며 내홍에 휩싸였고, 국민의힘도 차기 당권을 둘러싸고 힘겨루기를 시작했다.


국민의힘에선 이준석 대표와 친윤(친윤석열)계, 안철수 의원 간 신경전이 감지된다. 먼저 친윤계 인사로 꼽히는 5선 중진 정진석 의원은 6일 이 대표의 우크라이나 방문과 공천 시스템 개혁을 목적으로 출범한 혁신위원회(혁신위) 등을 작심 비판하고 나섰다. 정 의원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주변 분들이 제게 '이준석 대표가 우크라이나에는 도대체 왜 간 건가' '좀 뜬금없지 않은가'라고 조심스럽게 묻는다"며 "자기 정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면, 보통 문제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정 의원은 이 대표가 주도한 혁신위에 대해서도 "혁신, 개혁, 변화도 중요하지만, 우선순위를 따진다면 윤석열 정부에 보탬이 되는 여당의 역할을 먼저 고민해야 하지 않겠나. 차분하게 당의 현재와 미래를 토론하는 연찬회부터 개최하는 게 순서"라고 지적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혁신위를 발족하려면, 혁신위의 구성부터 어떤 인물로 할 것인지에 대해서 숙고하는 시간이 필요했다"며 거들었다.


정치권에선 현시점에서 이 대표의 우크라이나행과 혁신위 설치 등을 두고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성상납 의혹 등으로 당내 입지가 안정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도 해석됐다. 이런 상황에서 당내 '친윤' 중진 의원이 이 대표를 견제하는 발언을 내놓으면서 권력투쟁이 본격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차기 당권에 도전할 것으로 예상되는 안철수 의원도 이 대표 비판에 가세했다. 안 의원은 지난 5일 선거 캠프 해단식에서 "혁신이라는 게 선거 제도나 공천만 있는 것이 아니다. 정치도 함께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정당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며 혁신위 출범을 에둘러 비판했다.


당내 비판 목소리에 이 대표는 페이스북에 "어차피 기차는 간다"는 짧은 글을 남겨 불쾌감을 표시했다. 자신의 뜻을 꺾지 않고 당 내 견제에 맞서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 첫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 첫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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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과 지선에서 패배한 민주당 역시 혼란한 상황이다. 선거 패배 책임을 놓고 친문(친문재인)계와 친명(친이재명)계 간 공방이 거칠어지며 좀처럼 수습 국면에 들어서지 못하고 있다. 친문계는 선거 참패 원인으로 '이재명 책임론'을 제기하며 이 의원의 차기 당대표 출마를 반대하는 반면, 친명계는 '이재명 죽이기'라며 반격에 나섰다.


홍영표 의원은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 인터뷰에서 "우리가 패배한 가장 큰 원인 중 하나가 이재명 의원이 인천 계양 을에 나서고 송영길 전 대표가 서울시장 후보로 나온 것이 선거 패배의 결정적인 원인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라고 비판했다.


우상호 의원도 같은 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인터뷰에서 "민주당은 대권 후보가 당권을 잡으면 항상 시끄러웠고 내분이 생겼다. (이 의원의 당권 도전에 대해) 의원들의 다수 의견은 걱정하는 쪽이 많다"고 우회적으로 반대 입장을 내비쳤다.


반면 친명계는 당내 갈등이 계파 간 대결로 부각되는 것을 우려하며 이 의원을 두둔했다. 이재명 대선 캠프에서 총괄특보단장을 맡은 안민석 의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이 특정인에만 있겠나. 그런(이재명 책임론) 주장은 기득권 카르텔이 작동한 결과로, 다분히 계파적 시각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 측근으로 꼽히는 김남국 의원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선거가 끝나자마자 마치 '작전'하듯이 국회의원 10여 분께서 일제히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리고, 일부는 방송에 출연해 일방적 주장을 했다. 선거 승리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후보와 당원들, 지지자들이 절박한 마음으로 선거 운동을 하고 있을 때, 일부는 '이재명 죽이기'를 기획하고 있었던 것 같다"며 "민주당 쇄신에 대한 의지가 아니라, 계파의 이익이 먼저인 것 같아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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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책임론에 대해 침묵을 유지하던 이 의원은 7일 국회에 출근하며 "우리 국민과 당원 여러분, 지지자 여러분들의 의견을 낮은 자세로 겸허하게 열심히 듣고 있는 중"이라며 선거 패배에 대한 첫 입장을 밝혔다. 이 의원은 전당대회 출마와 관련해선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서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다. 제가 국회에 0.5선 초선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고, 해야 할 일이 상당히 많이 있다고 보인다"며 즉답을 피했다.


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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