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장상희 중사 "내 꿈은 군내 백종원"
50사단 강철사단 경주대대서 요리사 꿈 이뤄
2작전사령부 요리대회에서 당당히 1등
육군 50사단 강철사단 경주대대 중사 장상희. 그녀의 꿈은 요리사였다. 요리가 좋았다. 고등학교도 특성화고 조리학과를 선택한 이유다. 고등학교 재학 시절 조리 선생님이 건넨 한마디가 그녀의 운명을 바꾸었다. 예비역 부사관 출신이었던 조리 선생님은 군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며 '군내 급양 관리관이라는 직책'을 설명해줬다. 들으면 들을수록 호기심이 생겼다. 대학 진학을 앞두고 고민 끝에 우송정보대 조리 부사관학과를 지원했다. 부모님들의 반대는 심했다.
장 중사는 "어머니와 큰언니는 유치원 선생님이셨는데, 막내딸이 갑자기 입대를 목적으로 조리학과를 간다고 해서 놀란 듯 하다"며 "서울지역 조리학과를 모두 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지방에 간다고 하니 더 말렸던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요리와 군이 좋아 선택한 길
입학하는 순간 가족들의 걱정은 우려에 불과했다. 적성에 맞았다. 하루하루 요리 수업의 즐거움은 커졌고 자격증은 쌓여갔다. 대학 2년 동안 식품 가공기능사, 한식조리기능사, 한식 조리산업 기사, 양식조리기능사 4개의 자격증을 취득했다. 졸업하자 또 하나의 꿈을 실현해야 했다. 군입대였다.
요리하면 할수록 배움길 끝없어
장 중사는 "하고 싶었던 요리를 배워 입대를 하면 모든 꿈이 이뤄질 것 같았지만 잠시였다"며 "뭔가 더 배워야 한다는 욕심이 생겼다"라고 회상했다. 위생사 자격증에 도전하기로 했다. 하지만 자격 미달이었다.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4년제 대학을 졸업해야 했다. 군에서 운영 중인 군사학교(e-Military University) 제도를 통해 경북전문대 호텔 외식학과에 편입했다. 군 복무와 학업을 동시에 하기엔 하루하루가 고됐지만 참아야 했다. 결국 그녀는 2년 만에 졸업을 했고 그토록 원하던 자격증도 손에 거머쥐었다.
군에서는 그의 꿈을 키울 기회도 많았다. 육군 2작전사령부는 올해 1월 군식대첩대회를 열었다. 장 중사는 같이 근무하는 조리병을 설득했다. 조리병들은 손사래를 쳤다. 조재영 병장은 "입대 전에는 요리를 해본 적이 없어서 덜컥 겁이 났고 민폐를 끼치기 싫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장중사의 설득에 넘어갔다. 팀의 이름은 '강수'. '급식 한판에 강철 사단의 한 수를 띄운다'는 줄임말이다.
대회는 군부대에 납품되는 같은 재료로 1인분 1만원 단가까지 맞춘 새로운 메뉴를 선보여야 했다. 장 중사가 꺼낸 아이디어는 고사리삼겹솥밥. '육개장에 들어 있는 고사리는 맛이 없는데 삼겹살과 구워 먹는 고사리는 맛있다'라는 점에서 착안했다. 우엉오징어채전, 오이고추무침, 닭배추무국 등으로 심사진들의 입과 눈을 홀렸다. 그녀의 노력과 열정에 우승까지 차지했다.
군에서도 이들의 노력을 알리기로 했다. 육군 제2작전사령부(2작사)는 군식대첩을 통해 얻은 우수 조리과정을 현장에 알렸다. '무열 레스토랑 레시피북'을 제작해 각 부대에 배부했다. 레시피북에는 50인분 늘어날 때마다 적합한 표준 조리량과 양념 배합 기준을 알려준다. 여기에 조리병들의 이해를 돕고자 교육용 영상 콘텐츠도 제작했다.
2작사도 장병식단에 다양한 도전
장 중사는 "모든 부대에 똑같은 재료를 납품해도 음식 맛은 양에 따라, 사람에 따라 제각각인 점을 고칠 수 있다"며 "처음 배치받은 조리병들도 메뉴만 잘 따라 하면 '군내 백종원'이 될 수 있다"고 말하며 웃었다. 강수 팀원이었던 조 병장도 "입대 전에 한 번도 요리를 해보지 않았지만, 조리병 1년 반 만에 모든 메뉴를 알아서 만들 줄 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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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식청구시스템 등 다양한 시스템 개발
2작사도 그녀만큼이나 요리에 관심이 많다. 장병들의 체력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2작사는 이달부터 급식청구시스템(RPA) 개발하기로 했다. 하루 식사를 하는 장병의 수를 근무표 등을 활용해 자동으로 계산해주는 시스템이다. 급양관리관, 군수담당관이 식사 인원을 직접 따져보지 않아도 된다. 병력감축으로 올해 하반기부터는 민간급식소에 도입된 튀김 로봇, 볶음 로봇 등 조리 로봇을 도입할 예정이다. 장병들에겐 건강한 식단을 제공하고 음식물쓰레기를 최대한 줄여나가기 위한 노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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