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 재료 쓰면 '식품 명인' 퇴출…기준 강화
식품산업진흥법 개정안 국회 통과
불량김치 사태…명인 기준 박탈 근거 마련
[아시아경제 전진영 기자] 앞으로 식품 명인으로 지정된 자가 불량 재료를 사용하는 등 식품위생법을 위반할 경우 정부가 명인 자격을 박탈할 수 있게 된다. 지난 2월 유통기한이 지난 재료로 김치를 만들어 판매해 논란이 됐던 ‘불량김치’ 사태 재발을 막을 수 있는 법안이 탄생한 것이다.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는 지난 29일 본회의를 열고 주철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식품산업진흥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해당 법안은 식품명인이 식품위생법을 위반해 벌금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명인 지정을 취소할 수 있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번 법안은 한성식품의 불량김치 사태로 제정됐다. 당시 김순자 한성식품 대표는 식품명인 29호, 김치명인 1호, 고용노동부 지정 식품명장 타이틀을 갖고 있다가 논란이 커지자 이를 모두 반납했다.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지정하는 식품명인은 한 가지 식품 분야에서 20년 이상 종사하고, 전통방식을 보존하는 등의 자격이 필요하다. 국내에서는 총 81명이 명인 자격을 부여받았다. 명인이 되면 실질적인 금액 지원은 없지만 정부 추진 박람회 참가 등으로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기회를 받는다. 그러나 식품 명인이 식품위생법을 위반했을 때 이를 박탈할 수 있는 법적 근거는 그간 없던 상태였다. 식품산업진흥법 14조에서는 부정한 방법으로 명인이 지정됐을 때, 타인에게 명인 서류를 양도했을 때, 거짓서류를 제출했을 때에만 자격을 박탈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고용노동부에서 관할하는 명장의 경우 숙련기술장려법에 따라 일시 장려금으로 2000만원 국가지원금을 받는다. 다만 법안에는 명장이 품위 유지 의무를 위반한 경우 선정을 취소할 수 있는 청문을 열도록 명시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이미 명장 박탈 규정이 명시돼있기 때문에 기존 법으로도 처벌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밝혔다.
문제는 불량김치 사태처럼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식품업체들이 식품위생법을 위반한 사례가 계속돼왔다는 것이다. 지난해에는 연예인이 운영하던 김치업체가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검찰에 송치되고, 2020년에는 부산에서 시작해 전국으로 진출한 유명 프랜차이즈 빵집이 유통 기한을 넘긴 원료 사용해 2억원에 가까운 과징금과 과태료를 내기도 했다. 다만 이들은 명장이나 명인 등록이 되어있지 않아 벌금형에서 처벌이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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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명인과 명장의 처벌 기준은 더욱 엄격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이번 법안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국회 관계자는 "여태 정부가 명인 지정을 철회한 사례는 한 번도 없었다. 김 대표의 경우 본인이 자진 철회의사를 밝혔기 때문에 정부가 나서서 철회 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다만 앞으로 사태 재발을 막고 명인 제도의 공신력을 높이기 위해 법을 제정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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