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할부로 투자?"…사기 당해도 구제 어렵습니다
소비자 권리 '할부항변권'도 요건 필요
금액 20만원, 기간 3만원 이상만 가능
상행위 목적이면 사기여도 행사 어려워
[아시아경제 송승섭 기자] A씨는 최근 회사 근처 필라테스 학원비 18만원을 3개월 할부로 결제했다. 그런데 2주 뒤 필라테스 학원이 문을 닫았고 연락도 두절됐다. A씨는 신용카드사에 잔여할부금의 항변권을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B씨는 한 온라인 도매쇼핑몰에 투자하면 온라인 쇼핑몰 분양권과 월별 확정 투자수익을 받기로 약속했다. 투자금은 신용카드를 이용해 할부결제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납입했다. 총 208만원을 12개월로 결제했지만 수달 간 투자원금과 수당을 받지 못했다. B씨는 잔여할부금에 대한 항변권을 주장했지만 권리 행사가 제한될 수 있다는 통보를 받았다.
최근 신용카드 할부항변권을 행사하려다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보상받지 못하는 사례가 속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코로나19 방역완화 조치에 따라 해외 신용카드 사용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금융소비자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30일 금감원에 따르면 최근 2년간 접수된 비은행 분쟁민원(1780건) 중 신용카드사 관련 민원이 797건으로 44.8%를 차지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캐피탈 299건(16.8%), 저축은행 147건(8.3%), 대부업 138건(7.8%), 신협 및 전자금융업자 등 기타 399건(22.4%) 순이었다. 특히 할부항변권을 주장하는 민원이 다수 접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할부항변권이란 할부거래업자가 재화·용역을 제공하지 않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면 잔여할부금의 지급을 거절할 수 있는 소비자의 권리다. 신용카드사를 거치는 간접할부거래는 신용카드사에 항변권을 행사하겠다는 의사를 서면 등으로 통지한 뒤 잔여할부금의 지급을 거부할 수 있다.
항변권은 거래금액이 20만원 이상이고 할부기간이 3개월 이상인 거래에 대해서만 행사할 수 있다. 또 상행위를 목적으로 하는 거래, 할부금을 이미 완납한 거래 등은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최근 신용카드 할부결제를 유도하는 유사수신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영리 목적 거래인만큼 항변권 행사가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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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은 “할부항변권 행사가 제한되는 경우가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며 “대법원 판례에 따라 소비만을 목적으로 한 경우가 아닌 영리를 목적으로 한 거래도 포함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신용카드로 투자금을 결제(선금) 받고 수당·수수료를 지급한다는 것은 수익 창출을 원하는 소비자를 현혹하여 선금을 편취하려는 사기수법”이라면서 “소비자와 사기범간에 약속한 계약 책임은 본인에게 귀속됨을 명심하고 속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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