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1호 법안으로 신도시 특별법 낼 것" [6·1 지방선거 인터뷰]
국회윤리위 강화 법안도 공약
"대선 완주 못해 상처드려 죄송"
[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권현지 기자] 성남 분당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안철수 국민의힘 후보의 표정은 한결 여유 있는 모습이었다. 하루 평균 10여개에 달하는 일정을 소화하고 있었지만 지친 기색을 찾아 볼 수 없었다.
안 후보는 이번 선거가 정치 입문 9년 8개월 만의 첫 양자대결이라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30일 성남 분당구 판교에서 가진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차 안에서 손을 흔들어주시는 주민 분들을 볼 때면 감사하기도 하고, 한편으론 기대감이 그만큼 많다는 표시여서 부담도 된다"고 말했다.
마지막까지 한 사람이라도 더 만나 간절한 진정성을 전달하고 최선을 다하겠다는 안 후보. 다음은 안 후보와 일문일답.
-분당 갑에 출마한 이유는
▲여소야대 상황에서 개혁 동력을 확보해야 하는데 할 수 있는 방법은 지방선거 밖에 없다. 핵심은 경기도다. 어떤 형태로든 경기도 선거를 돕겠다고 결심한 차에 직접적 연고가 있는 분당갑에 보궐선거가 생기게 됐다. 선수로 뛰는 게 제일 영향력이 크니 출마를 하게 된 것이다.
-당선 된다면 낼 1호 법안은
▲크게 두가지다. 지역구 현안 중 가장 중요한 건 1기 신도시 특별법이다. 분당은 재개발 이슈가 있다. 여야 합해서 5개 법안이 올라갔는데, 법에서 빠진 내용이 있다. 병합 심사할 수 있도록 진행하겠다. 또 국회가 국민들의 신뢰를 얻어야 하기 때문에 국회 윤리위원회 강화 관련 법안을 내겠다. 성범죄 원스트라이크 아웃 식의 권한을 줄 수 있게 국회법을 바꾸고 싶다. 의원들끼리 봐주기식으로 해선 안 된다. 윤리위 역할이 실질적으로 강화돼야 어떤 일을 하든 국민 신뢰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대선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실망한 지지자들이 적지 않은데
▲지난 대선에 출마할 때 두 가지를 약속했다. ‘정권교체의 주역이 되겠다’와 ‘완주한다’는 것이었다. 근데 선거 일주일 남으니 한 가지만 선택해야 되더라. 완주를 하면 정권교체가 안되는 거였다. 그래서 정권교체를 택했다. 저의 완주를 철석같이 믿었던 분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너무 많이 드렸다. 굉장히 죄송한 마음이 든다. 그분들 마음에 상처 드린 건 평생 갚아도 못 갚을 빚인 것 같다. (안 후보는 지지자들에게 충분히 사과하고 싶다며 인터뷰 도중 잠시 말을 멈추기도 했다.)
-대통령직인수위원장으로서 들여다 본 한국 경제 가계부는 어떤가
▲재정 문제가 가장 심각하다. 가장 심각한 것은 D4(중앙·지방정부+공공기관·공기업+연금충당 부채)다. D4는 미지급 연금액 같은 것인데 국민연금, 공무원연금처럼 언젠가는 갚을 돈인데 엄청나게 (금액이) 크다. 전 세계적으로 지난 2년 동안 손실보상을 하느라고 확장재정을 했다. 그러다 보니 인플레이션이 심해져 올해부터는 긴축재정으로 들어갔다. 물가가 제일 무섭다. 물가 때문에 국가가 망하기도 한다. 특히 지금 가계부채가 사상 최대인데 이자 비용 감당이 안 되는 상황은 관리를 해야 한다. 우리나라가 가진 최대의 딜레마다. 이번 정부에서 잘 관리해가면서 운영해야 한다.
-인수위 운영은 어떠했다고 스스로 평가하나
▲제가 평생한 일의 공통점은 조직관리다. (이번 인수위는) 아무런 잡음, 논란도 없었다.(웃음) 공약을 단순히 국정과제화 하는 게 아니라 우리 시대정신이 무엇일까를 먼저 나름대로 정리를 했다. 그 틀 안에서 공약들을 국정과제화 했었다. 제가 생각했던 시대정신은 크게 7가지다. ①공정과 정의, 민주주의와 법치 바로 세우기 ②미래 일자리(먹거리) 만들기 ③지역균형발전 ④지속가능성(인구·연금·재정·탄소중립 등 포함) ⑤국민통합 ⑥자강안보 ⑦글로벌 10대 경제 대국으로 위상에 걸맞은 국제사회 공헌 등이다. 인수위원 24명 장관급에다가 국장급 전문위원, 과장급 실무위원과 자문위원을 합하면 수백명이 된다. 그 사람들을 모아 놓고 원칙 세 가지만 얘기했다. 첫 번째 점령군 행사 하지 마라. 문재인 정부의 지시를 받고 일한 고위 공무원들이 죄인은 아니지 않나. 능력 있는 사람은 같이 일해야 한다. 두 번째 같이 논의해서 결정된 것 말고 혼자 마음대로 나가서 인터뷰하는 인수위원이 있으면 해촉하겠다 했다. (당시 안 후보는 겸손·소통·책임 세 가지 원칙을 내세웠다.)
-국민의힘은 어떤 정당으로 거듭나야 할까
▲국민의힘 뿐만 아니라 민주당 둘 다에 해당된다. 지금 세계는 양극화가 심해져서 사회경제적 약자를 따듯하게 품지 못하는 정당은 국민의 외면을 받는다. 특정 재벌, 특정 노동조합만 옹호한다면 국민 외면을 받을 것이다. 그 다음으로 자기 머릿속이 아니고 실제로 사회 문제를 보고 해법을 찾고 문제를 해결하고 세상을 바꾸는 사람, 즉 '프래그머티즘(pragmatism)'·실용주의적 접근을 하는 정당만이 국민들로부터 인정을 받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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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당제는 여전히 유효한가
▲3지대에서 이렇게 10년 간 버틴 사람도 저밖에 없다. 저는 아직도 다당제가 발전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가 다당제가 가능해지면 그때부터 최소 두 당끼리는 서로 대화하고 타협하고 협력할 수 있다. 그게 정치다. 양당제는 싸우기만 한다. 그건 정치가 아니다. 우리나라도 국민이 분열되기 때문에 다당제로 가는 게 맞다. 양당이 양당제의 혜택을 보고 있기 때문에 다당제를 안 만들려고 한다. 양당의 사람들을 설득해서 다당제가 가능하게 만들어야 한다. 바깥에서 아무리 외쳐봤자 다당제를 유지할 수가 없다. 그게 제가 가진 고민이다.
권현지 기자 hj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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