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불붙은 '수도권매립지' 논쟁…수도권 쓰레기 갈 곳은 어디?
폐쇄까지 3년 남았지만 아직 대체 매립지 조성 안 돼
서울·경기 폐기물 230만 톤 갈 곳 잃을 우려
인천 선거 핵심 쟁점이지만 구체적인 논의는 부족
[아시아경제 김윤진 인턴기자] 6·1 지방선거 격전지인 경기·인천에서 최대 쟁점으로 부상한 인천 수도권매립지에 관심이 쏠린다. 2025년 매립지 폐쇄가 다가오고 있지만 대체 매립지 조성을 위한 정부와 지자체의 논의는 지지부진하다.
수도권매립지는 1992년 수도권 지역의 폐기물을 처리할 목적으로 인천 서구에 조성됐다. 서울과 경기, 인천 지역의 폐기물 대부분이 처리되는 곳으로 작년 기준 약 290만 톤의 폐기물이 반입됐다. 개장 당시 매립지가 포화 상태 이를 것으로 추산되는 2016년 말을 사용 종료 시점으로 정했다. 그러나, 쓰레기종량제 도입 후 폐기량이 감소한데다가 어느 지역도 대체 매립지를 확보하지 못해 사용 기한이 연장됐다. 2015년 세 지역과 환경부는 10년 후 포화가 예상되는 제3매립장 1공구(103만㎡)까지만 매립지를 사용하고, 그 때까지 대체 매립지를 마련하지 못하면 잔여 부지(106만㎡)에 추가 매립장을 조성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수도권매립지 문제는 2020년 11월 박남춘 인천시장이 "2025년 이후 매립지를 폐쇄하겠다"고 발표해 다시 화두가 됐다. 박 시장은 영흥도에 인천 자체 매립지를 조성하겠다며 "서울과 경기도도 '발생지 처리 원칙'에 입각해 쓰레기를 처리하라"고 압박했다. 종료 기한이 5년밖에 남지 않았으나 서울과 경기 지역은 대체 매립지나 추가 소각시설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였다.
인천시의 발표에 서울시와 경기도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서울시는 2019년 두 차례 대체 매립지 입지를 공모했으나 신청 자치구가 없어 무산돼 2020년 12월 입지선정위원회를 꾸려 광역자원회수시설 후보지 선정에 착수했다. 그러나 용역 대상 확대 등을 이유로 입지타당성 조사 연구 용역이 세 차례나 연기되면서 오는 6월까지로 미뤄졌다. 경기도는 현재 26개인 쓰레기 소각장을 2026년까지 4곳을 추가로 설치하고 2029년까지 33개로 늘릴 계획이다. 하지만 의정부시 등 신설 계획이 알려진 지역 주민들의 반발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서울·경기의 대체 매립지 조성이 착수조차 되지 않았지만 대책 마련은 한시가 급하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매립지에 반입된 폐기물 중 서울과 경기도에서 반입된 양이 전체의 약 79%를 차지한다. 소각장 설계·설치까지 통상 4년 이상 소요됨을 감안할 때 해마다 약 231만 톤 발생하는 폐기물이 갈 곳을 잃게 된다는 예측이 나온다.
수도권매립지는 내달 1일 예정된 인천시장 선거의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 유정복 국민의힘 인천시장 후보자는 환경부와 수도권 지역의 합의를 통한 '대체 매립지 확보'를 공약한 반면, 박남춘 민주당 후보자는 '쓰레기 독립'을 강조하며 인천의 자체 매립지 조성을 주장했다.
그러나 선거가 다가올수록 수도권매립지 공약은 상대 후보를 비방하는 수단으로만 활용되고 있다. 유 후보는 현 시장인 박 후보가 대체 매립지 조성에 소극적이었다고 비판하며 합의가 부진한 책임을 물었다. 이에 박 후보는 대체 매립지 설립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당시 시장이던 유 후보가 4자 합의에 단서 조항을 달아 수도권매립지를 영구 사용할 빌미를 줬다"고 반박했다.
지난 17일에는 박 후보가 경기도 포천이 수도권매립지 대체 부지로 지정됐다고 말해 경기 지역 선거까지 논쟁의 불똥이 튀었다. 논란이 확산하자 환경부는 특정 지역이 거론된 적은 없다고 부인하면서도 "경기 지역에 여러 후보지를 놓고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은혜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는 "환경부도 포천시도 모르는 '포천 대체 매립지'를 누구와 협의했나"라며 "경기 북부를 수도권매립지로 치부하는 민주당"이라고 비판했다. 김동연 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는 "인수위가 환경부에서 보고 받은 내용이다. 국민의힘이 이를 몰랐을 리 없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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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후보 당시 "총리 직속 위원회를 구성해 수도권매립지 이전과 대체지 조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인센티브 확대' 외에 구체적인 방안은 제시하지 않아 선심성 공약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 대통령이 "지난 30년 간 인천 시민들의 고통과 피해가 컸던 점을 잘 알고 있다. 이 문제를 임기 중에 반드시 해결하겠다"고 공약했던 만큼 6·1 지방선거 이후 정부와 수도권 지자체가 조속히 합의를 추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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