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추경]사상 최대 60兆 풀면서 물가 잡는다?…'엇박자 정책'
6·1 지방선거 앞두고 손실 여부 관계없이 '보편지원'
현금성 이전지출 확대로 물가 자극 우려…재정·통화정책도 엇박자
[아시아경제 세종=권해영 기자] 물가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운 윤석열 정부가 출범 직후 역대 최대인 59조4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편성하면서 사상 유례없는 '돈 풀기'에 나선다. 소상공인 지원과 민생·물가안정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60조원에 가까운 돈이 시중에 풀리면 최근 물가 급등세에 기름을 부을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소상공인 지원과 관련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시절 논의됐던 차등지급 대신 손실 여부와 무관한 보편지급으로 방향을 틀면서 오는 6·1 지방선거를 의식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물가를 잡는다면서 출범 직후부터 막대한 재정을 푸는 새 정부의 엇박자 정책에 대한 비판도 제기된다.
◆尹 정부, 출범 직후부터 60兆 돈 풀기=정부는 12일 임시 국무회의에서 59조4000억원 규모의 '2022년 2회 추경안'을 의결했다. 정부가 편성한 59조4000억원의 추경이 실현되면 역대 최대 규모였던 2020년 3차 추경(35조1000억원)을 넘어서게 된다. 추경 재원으로 활용될 올해 예상 초과세수 53조3000억원 중 지방이전지출을 제외하더라도 총 36조4000억원 규모로 역대 추경 중 사상 최대 수준이다.
정부는 ▲자영업자·소상공인 370만개사에 손실과 무관하게 최소 600만원을 지급하는 등 소상공인 지원에 26조3000억원 ▲방역 보강에 6조1000억원 ▲민생·물가안정에 3조1000억원 ▲예비비 보강에 1조원을 편성했다. 국가재정법에 따라 지방교부금으로 편성될 23조원 역시 향후 지방정부의 재정지출로 소요될 것이란 점을 감안하면 총 60조원이 추가로 시중에 풀리게 되는 것이다.
문제는 이 같은 대규모 정부 지출이 상승률 5%대 돌파를 눈앞에 둔 물가를 더욱 밀어올릴 수 있다는 점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원유 등 에너지와 곡물 가격이 급등하는 상황에서 소상공인에게 직접 돈을 주는 현금성 이전지출은 다른 재정지출 대비 물가를 더욱 자극할 공산이 크다. '초과 소비→수요 자극→인플레이션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물가 잡는다면서, 역대 최대 추경안 편성 '엇박자'=윤석열 정부가 '물가 안정'을 최우선 과제라고 밝히면서 역대 최대인 60조원에 가까운 추경안을 편성하자 일각에서는 새 정부가 출범 초부터 엇박자 정책을 양산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국은행의 통화 긴축 기조와도 상반된다. 앞서 윤 대통령은 전날 열린 첫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지금 경제가 굉장히 어렵다"며 "제일 문제는 물가로 물가 상승 원인과 억제 대책을 계속 고민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 침체 속에 물가가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에 대한 우려와 대책도 주문했다.
특히 정부가 이번 추경안을 편성하며 물가안정 대책을 담은 것도 인플레이션 우려 때문인데 추경이 오히려 물가를 밀어올릴 수 있다는 점은 역설적이다. 추경안에 따르면 정부는 생활물가 안정 지원에 3000억원을 편성했다. 세부적으로 국내 밀가루 제분업체에 가격 인상 최소화를 조건으로 가격 상승 소요의 70%를 국고에서 한시 지원키로 하고 546억원을 배정했다. 외식업체들이 식자재 구매, 시설 개보수 등에 쓸 융자지원을 150억원 확대하고, 적용금리를 종전 대비 0.5%포인트 인하하는 방안도 포함시켰다. 그러나 현금성 이전지출로 물가를 밀어올릴 공산이 큰 소상공인 지원에는 손실을 따지지 않고 26조3000억원을 쏟아붓는다.
물가가 오르면 저소득층·취약계층의 타격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단기적으로는 취약계층의 가처분소득을 늘리는 효과가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이전지출 확대로 물가가 오르면 취약계층의 부담이 더욱 가중돼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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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최상대 기획재정부 제2차관은 "이전지출이 물가에 일부 영향을 줄 수 있겠지만 정부 소비, 정부 투자 대비 (영향이) 3분의1 내지 5분의1로 제한적인 편"이라며 "지금은 코로나 극복 과정과 고물가·고유가로 어려움을 겪고 계시는 소상공인과 서민계층에 대한 지원이 더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추경과 물가안정대책과의 조화 등 정책을 준비해 (물가) 영향이 최소화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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