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빈곤층 24만명, 사상 최대… 20대 다중채무자도 급증
청년 기초생활수급자 이명박·박근혜 정부 말 16만명대보다 46~52% 증가
20대 다중채무자 2019년 말 대비 지난해 말 21% 증가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장세희 기자] "당장 먹고살 만하면 지원이 끊겨서 생활을 유지하는 것이 어려웠어요. 4개월 뒤에 사회로 복귀해야 하는데 돈도 없고 지낼 곳이 없어 막막합니다. 저 어쩌죠?"
6년간 기초생활수급자로 지내다 군에 입대해 복무 중인 김승호씨(27·가명)는 어렵게 말을 꺼냈다. 어려운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아르바이트도 못하게 되자 경제적으로 매우 힘들었다. 정부 지원만으로는 안정적인 생활을 유지하기 어려워 아르바이트를 했다. 적은 돈인데 그마저도 일정 수준이 넘어가면 정부지원이 줄었다. 결국 조삼모사였다. 김씨는 "안정적인 소득이 없다 보니 돈을 끌어다 쓰기도 했고, 어떤 달은 단돈 5000원이 남았다"고 했다.
2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건복지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김씨와 같은 청년 기초생활수급자(20∼39세)는 지난 2월 기준 24만4864명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체 수급자가 237만여명이니 10명 중 1명이 청년인 셈이다.
이명박 정부 임기 말(2013년 2월) 16만756명, 박근혜 정부 임기 말(2017년 2월) 16만6874명과 비교해 청년 기초생활수급자 수가 각각 52.3%, 46.7%나 증가했다.
청년 고용 시장 침체에다 지난해 10월 부양의무자 기준 완화 정책 등 요인이 수급자 규모를 키웠기 때문이다. 생계·의료·교육·주거 급여 중 한 가지만 해당되더라도 기초생활수급자로 분류된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부양의무자 폐지 기준과 청년 고용시장 악화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면서 "청년의 경우 주거급여를 받는 비율이 다른 급여에 비해 높다"고 설명했다.
최현수 보건사회연구원 사회보장재정정책연구실장은 "코로나 위기 속 고용시장 불안 등이 새롭게 시장에 진입해야 하는 청년들에겐 더욱 큰 충격을 줬을 것"이라며 "자칫 잘못하면 계속 머무르게 될 수 있으므로 초반에 이를 벗어날 수 있도록 정책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20대 다중채무자(세 곳 이상 금융기관에 돈을 빌린 사람)도 다른 연령대에 비해 압도적으로 늘어났다.
금융감독원, 한국은행 등이 윤창현 국민의 힘 국회의원에게 제출한 ‘세대별 다중채무자 숫자’에 따르면 2019년 말 대비 2021년 말 20대 다중채무자는 21%(30만2582만명→36만6369만명) 증가했다.
코로나19 사태 초기, 주가가 급락하며 20대들이 빚을 내 주식과 코인시장에 달려들었다.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돈을 풀자 시장은 더 과열됐다. 거품은 오래가지 않았다. 작년 하반기부터 꺼지며 20대도 절망했다. 금리까지 가파르게 오르면서 이들의 빚 부담은 더 커지고 있다.
20대는 본격적인 사회생활을 시작하기 전인 만큼 소득수준이 낮다. 20대 다중채무자가 신용불량자로 이어질 가능성은 다른 연령대보다 높다. 이들의 경제능력 악화는 국가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는 요인이라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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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획 상임위원인 윤 의원은 "‘영끌’과 ‘빚투’에 뛰어든 20대에 대한 부채의 역습이 시작됐다"며 "금리인상기에 대비해 청년 맞춤형 채무재조정 방안 같은 리스크 관리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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