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러 기업? 안 산다" 대중 압박에…'탈 러시아' 외친 기업 400곳 넘어
18일(현지 시각) 대표적인 국제해커집단 어나니머스가 트위터를 통해 최근 러시아에서 철수하지 않기로 한 스위스 기업 네슬레 불매운동 독려 글을 올렸다. [사진=트위터 캡처]
[아시아경제 황수미 기자]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반러 정서가 확산하는 가운데 다국적 기업 400여곳이 러시아에서 발을 뺀 것으로 전해졌다.
19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의 주요 석유 회사인 베이커 휴즈는 이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응해 러시아에서의 사업 철수를 발표했다.
경쟁 회사인 할리버튼과 슐럼버거도 전날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미국 제재에 대응해 러시아에서 사업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할리버튼은 수 주 전부터 제품 선적을 중단했고, 합작 투자도 하지 않겠다고 설명했다. 슐럼버거는 신규 투자를 중단하고 상황을 모니터링 하기로 했다.
WSJ는 기업들이 사업에 대한 평판 위협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러시아를 규탄하는 반전 시위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러시아와의 관계를 유지하면 브랜드 이미지가 흔들리고 업체에 대한 불매운동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에 기업들이 발 빠르게 대처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스위스 기업 네슬레가 러시아에서 철수하지 않기로 하자 대대적인 불매운동이 벌어졌다. 대표적인 국제해커집단 어나니머스는 트위터에 네슬레 불매운동 독려 글을 올렸고, 이 트윗은 하루 만에 14만회 이상 리트윗됐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이날 스위스 수도 베른에서 열린 반전 시위에 화상으로 참여해 네슬레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네슬레 슬로건은 '좋은 음식, 좋은 삶'이다. (하지만) 러시아에서의 사업은 아이들이 죽고 도시가 파괴돼도 계속된다"고 지적했다.
예일대 최고경영자리더십연구소에 따르면 이날까지 러시아에서 완전히 철수한 기업은 165곳이다. 이 연구소는 러시아에서 활동해온 다국적 기업들의 실질적인 조치를 분석해 5개 그룹으로 구분한 목록을 공개하고 있다.
1그룹에는 에어비앤비, 이베이, 넷플릭스, 셸, 우버, 스와로브스키 등 기업이 포함됐다. 2그룹은 향후 복귀 가능성을 열어둔 채 일시적으로 사업을 중단·축소한 업체들이다. 여기에는 3M, 아디다스, 나이키, 아마존, 비자, 마스터, 마이크로소프트, 스타벅스 등 업체 185곳이 이름을 올렸다.
골드만삭스, HSBC, JP모건 등 25곳은 일부 사업을 축소한 3그룹 업체로 분류됐다. 던킨, 하얏트, 화이자 등 50개 기업은 실질적인 사업은 계속하면서 신규투자나 개발, 마케팅 등을 중단한 4그룹에 속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보스 등 33개 기업은 철수를 거부하고 활동을 지속하는 5그룹에 속해 있다.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사상자와 난민이 증가하면서 러시아에서 완전히 사업을 철수하라는 압박이 커지는 가운데 식품이나 의약품 등 필수품을 제공하는 서방 기업들은 러시아 정부와 우크라이나 지지자들 사이에서 균형을 잡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주요 외신은 전했다.
한편 국내 기업 중에서는 삼성전자에 이어 LG전자가 러시아 제재에 동참했다.
20일 LG전자 뉴스룸에 따르면 LG전자는 러시아로 향하는 모든 출하를 중단하고 상황이 전개되는 과정을 주시하기로 했다. LG전자는 "모든 사람의 건강과 안전을 깊이 우려하고 있고 인도적 구호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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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삼성전자도 이달 5일 러시아행 선적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양사 모두 전격적인 러시아 시장 판매중단을 선언한 것은 아니지만 국제적인 러시아 제재 여론에 부응하는 수준의 입장을 취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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