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착상태 러-우크라 평화회담…푸틴의 속셈은 따로 있다?
영토문제·안보보장 놓고 팽팽히 맞서
우크라, 나토 가입 포기·중립국화 큰 틀에서 합의
러 크름반도 점령 인정·돈바스 요구 팽팽히 맞서
푸틴 "서방 동조 쓰레기·배신자들" 강경발언 쏟아내
러 사상자 병력 10% 넘어…"병력충원 시간 필요" 시각도
美 "러, 대량살상 화학무기 사용 준비할 수도"경고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간 평화회담이 4일째로 접어들었지만, 영토문제와 우크라이나의 안전보장문제 등 쟁점사항을 두고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특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례없이 강한 어조로 전쟁의지를 피력하면서 러시아가 병력충원을 위한 시간끌기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나오고 있다.
러시아군이 심각한 고전 상황임에도 푸틴 정권이 계속해서 전쟁을 강행하면서 대량살상용 화학무기 사용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미 정보당국은 러시아가 더욱 궁지에 몰릴 경우, 핵위협에 본격적으로 나설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러-우크라 협상 교착…쟁점은?
17일(현지시간)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언론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와 평화협상에 실질적 진전이 있다는 보도는 잘못됐다"며 "우크라이나는 열의를 보이지 않고 있고 너무 느긋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해당 발언에 대해 우크라이나 협상단을 이끌고 있는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고문은 트위터를 통해 "협상단 당사자가 아닌 중계하는 이들이 거짓말을 퍼뜨려선 안된다"며 "러시아의 주장 중 근본적으로 불가침적인 문제들이 있다"고 밝혔다.
CNN에 따르면 양국 협상단은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맹 포기와 중립국화 등의 사안에서는 큰 틀에서 합의하고 있다. 그러나 영토문제와 안전보장 문제에 이견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크름반도(크림반도) 점령 인정과 돈바스 지역의 분리·독립을 요구하고 있지만, 우크라이나는 한치의 영토도 양보할 수 없다고 팽팽히 맞서고 있다.
안보보장 문제와 관련해서도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중립국화 요구안을 받아들이는 대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미국·영국·프랑스·중국·러시아)들을 포함한 열강들의 집단안보보장이 선행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이날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무장관과 회담자리에서 "우크라이나는 5개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을 비롯해 독일, 터키가 안전보장국 중 하나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푸틴 시간끌기 나서나...러 병력 10% 이상 손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이 전례없이 강경한 어조로 전쟁의지를 내비치면서 러시아의 의도가 협상이 아닌 시간끌기에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푸틴 대통령은 전날 지방정부들과의 화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를 공격치 않았다면 이들은 대량살상무기로 러시아를 위협했을 것"이라며 "러시아 국민들은 서방에 동조하는 쓰레기와 배신자들을 구별할 수 있을 것이며 입에 들어온 벌레처럼 길바닥에 뱉어낼 것"이라고 강하게 경고했다.
현재 전황은 러시아군에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날 뉴욕타임스(NYT)는 미 행정부 고위관리들의 정보보고를 인용해 "러시아군 전사자가 7000명 이상이며 부상자도 1만4000~2만1000명에 달해 침공 병력 15만명의 10% 이상이 손실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단일부대 사상률이 10%가 넘으면 전투수행이 불가능한 상태로 판단한다. 러시아 병사들이 차량을 세워놓고 도주하고 있다는 사례들도 언급되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 지상군도 진격을 멈춰선 상태로 알려졌다. 싱크탱크인 미국전쟁연구소(ISW)는 보고서를 통해 "러시아군은 키이우(키예프)와 하르키우(하리코프) 포위에 실패했고 장군이 4명이나 사망하면서 지휘체계 재정립과 병력충원 시간이 필요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 美 "대량 살상용 화학무기 사용할수도" 경고
우크라이나의 항전에 막힌 러시아는 대신 민간인이 몰려 있는 도시에 대한 폭격을 통해 자신들의 요구사항을 관철시키려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미국은 러시아의 대량살상무기 가능성까지 경고하고 나섰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러시아는 외교를 통해 전쟁을 끝내려는 의미있는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며 "오히려 러시아가 대량살상용 화학무기 사용을 준비하고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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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정보당국에서는 러시아의 핵위협이 심화될 것이란 경고도 나왔다. 스콧 베리어 미 국방정보국(DIA) 국장은 이날 미 하원군사위원회에 제출한 증언을 통해 "러시아는 대내외적으로 자신들의 핵 억지력을 더욱 과시하고 핵위협에 나서면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려는 나라들의 움직임을 저지하려고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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