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호표 뽑고 5일장 치르기도” 코로나 사망자 폭증에 장례식장도 혼란
사망자 폭증으로 장례식장 빈소 '예약'하기도
15일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의 빈소와 안치실은 대기자로 가득 차 있었다. 심지어 18일까지 4개의 빈소가 이미 예약된 상황이다./사진=오규민 기자 moh011@
[아시아경제 오규민 기자] “3일장을 하긴 하는데 경기도까지 화장터 예약이 꽉 차서 어떻게 해야 할지 머리가 아파요.”
15일 오후 서울 강남구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부친의 빈소를 지키던 A씨는 이같이 토로했다. 부친의 발인이 17일로 예정돼있지만 3일장 이후에도 안치실에 고인이 대기하는 상황을 걱정하는 것. 다른 지역에서 화장을 하는 비용도 부담이다. 사망자 거주지 이외 지역에서 화장을 할 경우 최대 100만원의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사망하는 사람이 하루 300명에 이르자 장례식장도 혼란을 겪고 있다. 화장터 예약이 어려워져 장례식장 빈소와 안치실도 꽉 차 빈소를 ‘예약’하는 일도 발생하고 있어서다.
아시아경제 취재 결과 15일을 기준으로 서울성모병원과 강남세브란스병원을 통틀어 21개 빈소 중 비어있는 빈소는 1개 밖에 없었다. 성모병원의 경우 안치실도 꽉 찼으며 18일까지 빈소 4개가 이미 예약된 상태다.
안치실에 대기하다 빈소 자리가 생기면 장례식을 치르는 고인이 많아졌다. 3일장 이후 다시 안치실로 돌아가는 고인도 많다. 한 병원 관계자는 “사실상 5일장, 6일장이 이뤄지고 있으며 심지어 화장터 자리가 나오질 않아 7일 동안 안치실에서 대기한 고인도 있었다”고 말했다.
장례식장이 포화상태에 이른 것은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가 급증하면서 화장터 수요도 큰 폭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화장터를 구하지 못해 장례식장에 대기하는 사망자가 그만큼 많다는 의미다.
보건복지부 화장예약시스템에 따르면 서울시립승화원, 서울추모공원 등 서울지역 화장터 모두 이번주에 예약가능한 시간대가 없었다. 경기도 화장터 4곳 역시 예약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정부가 화장시설 운영시간을 늘리고 화장로를 최대한 가동하는 등 대책마련에 나섰지만 역부족이다. 지난 1일부터 9일까지 일평균 화장건수는 1027건으로 3년간(2018~2020년) 3월 한 달 동안의 일평균 화장건수 719건 대비 308건이나 증가했다. 사망 후 3일차 화장률은 이달 9일 기준 47.4%로 지난해 평균인 86.4%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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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망자 화장 비용 등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이종우 을지대 장례지도학과 교수는 “빈소를 ‘예약’한다는 것은 그만큼 장례식장 빈소가 꽉 찼고 안치실 대기도 길어지고 있다는 이야기”라며 “화장시설 운영시간을 대폭 늘리거나 코로나19 사망자가 불가피하게 거주지 이외 지역에서 화장을 할 때 그 비용을 보전하는 등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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