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디폴트 가능성 언급한 IMF…푸틴은 "경제이득보다는 주권"
[아시아경제 이현우, 정현진, 조현의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습으로 시작된 서방 국가의 제재 조치로 러시아의 채무불이행(디폴트)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가 잇따르는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경제 이득을 위해 주권이 훼손당하는 것을 용인할 수 없다"면서 전쟁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제재 여파가 세계 경제로 확산하는 상황에서 러시아의 버티기가 전쟁 상황과 시장에 줄 영향이 주목된다.
1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유례가 없을 정도로 강력한 국제사회의 제재가 러시아의 경기 후퇴를 불렀고 심각한 불황 가능성에 직면했다면서 러시아의 디폴트 선언 가능성도 더는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니라고 말했다
러시아의 디폴트 가능성을 점친 금융기관은 IMF가 처음은 아니다. 앞서 JP모건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러시아가 오는 16일 만기가 돌아오는 7억달러 상당의 달러 채권을 각종 제재 영향으로 인해 상환을 하지 못해 디폴트를 선언할 수 있다고 봤다. 피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무디스 등 세계 3대 신용평가사도 러시아의 신용등급을 디폴트 직전으로 모두 강등시킨 상태다. 국제금융협회(IFF)는 올해 러시아의 작년 대비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기존 예측치 3%에서 18%포인트 낮은 -15%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문제는 서방 국가의 대(對) 러시아 제재의 피해가 세계 경제에도 고스란히 전달되고 있다는 점이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조만간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것이라는 뜻을 내비쳤다. IMF가 지난 1월 발표한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4.4%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이미 인플레이션이 높은 상황에서 식량과 에너지의 국제 가격을 급상승시켜 글로벌 교역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점이 세계 경제에 가장 큰 위협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러한 상황에도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침공전을 이어가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그는 이날 서방의 대러제재 대응에 대한 정부 회의를 주재하는 자리에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서 특별군사작전 외에 대안이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단기적인 경제이득을 위해 주권이 훼손당하는 것을 용인할 수 없다"며 "서방의 제재는 우리의 자급자족과 주권을 높이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점령을 통한 안보·전략상 편익을 얻기 위해 경제적 손실을 얼마든지 감안할 수 있다고 과시하면서 미국과 서방을 압박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오히려 서방의 제재에 대한 맞대응으로 러시아 정부와 의회에서 논의 중인 외국기업 자산의 국유화조치 시행 가능성도 시사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이탈을 밝힌 외국 기업들에 대한 외부 관리 구상을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전날 러시아 집권여당인 통합러시아당은 성명을 통해 비우호국 출신 외국인이 지분의 25% 이상을 소유한 기업 중 러시아 내 활동을 중단한 기업들의 자산을 국유화하는 조치를 정부 법률제정위원회와 함께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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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이 같은 엄포에도 JP모건과 골드만삭스 등 월가 금융사들은 이날 러시아에서 사업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외신들은 이들의 러시아 채권 익스포저(위험노출액)는 크지 않다고 전했다. 러시아 은행 7곳 등은 12일부터 전 세계 금융기관을 연결하는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결제망에서 차단될 예정이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조현의 기자 hone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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