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 마련된 국민의힘 개표상황실을 찾아 소감을 밝히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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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검찰총장 출신의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0일 차기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문재인 정부가 추진해온 검찰의 힘을 빼는 방식의 검찰개혁은 더 이상 동력을 유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올해부터 시행된 개정 검찰청법 등에 따라 검찰은 직접수사가 가능한 대상 범죄가 대폭 축소됐고, 경찰에 대한 수사지휘권도 행사할 수 없게 됐다. 여당은 나아가 검찰청을 아예 없애고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을 신설하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정책까지 마련했지만 정권이 교체되면서 사실상 실현 가능성이 없어졌다.

대신 윤 당선인이 공약으로 내세웠던 검찰의 예산 독립,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폐지 등 검찰의 독립성과 권한을 강화하는 쪽의 정책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출범 1년이 지나도록 단 1명의 고위공직자도 기소하지 못한 채 정치적 중립성 논란만 일으킨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조직과 권한은 오히려 지금보다 축소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다만 더불어민주당이 국회에서 과반수 이상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을 담은 검찰청법, 형사소송법이나 공수처법 등 법률을 개정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때문에 검사의 수사개시 범죄 범위에 관한 규정, 검사와 사법경찰관의 상호협력과 일반적 수사준칙에 관한 규정, 검찰청 사무기구에 관한 규정 등 대통령령과 검찰사건사무규칙 등 법무부령, 공수처 고시나 훈령 등 개정을 통해 검찰의 수사 권한을 확대하는 우선적인 조치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먼저 윤 당선인은 검찰청법 제8조가 정한 법무부 장관의 구체적인 사건에 대한 지휘권 폐지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해당 조항은 법무부 장관을 검찰사무의 최고 감독자로서 검사를 지휘·감독하도록 하면서도, 구체적인 사건 수사와 관련해서는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고려해 검찰총장만을 지휘·감독하도록 제한한 규정이다. 법무부 장관의 구체적 사건에 대한 지휘권을 보장하기 위한 조항이라기보다 제한하는 데 입법 당시부터 초점이 맞춰진 규정이다.


이런 이유로 1949년 검찰청법 제정 때부터 70년간 단 한 차례만 발동됐던 장관의 지휘권은 문재인 정부에서 무려 세 차례나 발동됐다. 특히 추미애 전 장관이 구체적 사건에 대한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을 박탈시키는 수단으로 지휘권을 남용하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논란을 빚었다. 박범계 장관 역시 대법원에서 뇌물수수 혐의 유죄가 확정된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명예회복을 위해 수사지휘권을 사용했다. 다만 현재 국회 의석 배분을 고려할 때 민주당을 설득하지 않으면 법 개정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윤 당선인은 또 현재 법무부가 갖고 있는 검찰청 예산편성권을 검찰로 넘겨, 총장이 직접 기획재정부에 검찰청 예산을 요구할 수 있도록 제도화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국세청이나 경찰청 등 다른 외청들은 독자적인 인사·조직·예산권을 갖고 있지만, 검찰청은 법무부(검찰국)가 이들 권한을 보유하고 있다. 정부 17개 청(廳) 중에 주무부처에 포함해 예산을 편성하는 건 검찰청이 유일하다.


해석상 이견이 있지만 정부조직법상 검찰총장도 중앙행정기관의 장이기 때문에 법 개정 없이도 예산권을 요구할 수 있다는 견해가 적지 않다.


올해부터 대폭 축소된 검사의 직접수사 개시 범위도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윤 당선인은 고위공직자 범죄에 대한 공수처의 우선적 수사권을 규정한 공수처법 조항을 ‘독소조항’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공수처의 경우 지금까지처럼 존재가치를 보여주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질 경우 윤 당선인이 예고한 대로 폐지론이 부각될 가능성도 있다.


또 윤 당선인은 검찰총장 시절 추 전 장관의 수사·기소 분리 방안에 강하게 반대했다. 수사는 소추와 재판을 준비하는 과정이며, 직접 조사를 하고 두 눈으로 증거를 본 검사가 기소와 공판까지 맡는 것이 공판중심주의의 흐름에도 부합한다는 소신을 갖고 있다.


때문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당선됐다면 추진됐을 수 있었던 중수청이나 공소청의 설치는 더 이상 논의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대부분 검사들이 공감하는 검찰개혁의 요체는 인사 개혁이다.


추 전 장관에 이어 박 장관까지 형사부 강화를 명목으로 검찰 내에서 수사로 두각을 나타냈던 특수통 검사들을 한직으로 몰아내고, 검찰과 법무부 주요 요직에 친정부 성향의 검사들을 앉혔다. 정권 관련 수사를 맡았다는 이유로 좌천된 검사들도 여럿이다. 윤 당선인이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을 새로 임명하면서 이 같은 비정상적인 인사 행태는 다시 정상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법무부 ‘탈검찰화’를 이유로 전문성이 떨어지는 민변이나 참여연대 출신 외부인사들로 채워졌던 법무부 간부에 다시 검사가 임명될 가능성도 있다, 검찰 길들이기 수단으로 변질된 감찰 기능과 수사팀에 대한 내사 기능까지 부여받으며 제도 취지를 벗어나버린 인권보호관 제도의 개선도 이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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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당선인은 사법부와 관련해서는 가정법원을 소년·아동·가정 사건을 함께 처리하는 치료형 사법기관으로 확대 개편하는 방안과 해사전문법원 설치 등 공약을 발표했다. 김명수 대법원장의 임기가 아직 1년 이상 남아있는 만큼 당장 사법부 개혁을 추진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csj040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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