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후면 결판난다. 앞으로 5년간 대한민국을 이끌 새 대통령이. 비호감ㆍ초박빙 대결 등으로 요약되는 이번 대통령 선거를 놓고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선거판이라고 하지만 예측 가능한 게 하나 있다. 바로 누가 되든 선거가 끝나면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을 단행할 것이란 사실이다. 사상 초유의 ‘2월 추경’을 앞두고 이재명 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자영업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각각 35조원, 50조원을 더 집행해야 한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규모가 정해지지 않았을 뿐, 추가 추경은 정해진 수순인 셈이다.
문제는 나랏빚이다. 이미 1차 추경으로 올해 재정 적자는 70조7000억원을 기록할 것이란 게 기획재정부 분석이다. 이로 인한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50.1%로 상승할 전망이다. 국가채무비율의 적정선을 놓고 정치권과 경제학자 등이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지만 이견없는 사실은 있다. 50%를 넘어선 국가채무비율 자체를 우리가 여태껏 보지 못한 숫자라는 점. 또 추세적으로 늘고 있는 부채 비율이 좋은 징조는 아니라는 점이다.
어쩌다 우리가 자랑했던 재정 건전성에 이상 신호가 켜진 걸까. 코로나19가 가장 큰 원인이다. 코로나19로 인력과 물자의 이동이 끊기며 글로벌 경기가 가라앉자 각국 정부는 경쟁적으로 재정 확대 카드를 꺼내 들었다. 한국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문재인 정부가 코로나19 사태 후 추경을 통해 쓴 돈만 133조5000억원이 넘었다.
정치권도 나랏돈 씀씀이를 키웠다. 코로나19 피해 지원이란 간판을 앞세워 집행한 추경이 대형 선거를 앞두고 편성되는 일이 잦았기 때문이다. 대선 직전 편성된 이번 추경은 물론이거니와 지난해 치른 서울ㆍ부산시장 보궐선거도 추경과 겹쳤다. 그보다 앞선 2020년 4월 총선 즈음에도 그랬다. 물론 이 중 상당액은 정부의 방역정책으로 손실을 본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지원에 쓰였을 테다. 그렇지만 선거와 맞물려 편성된 추경이다 보니 포퓰리즘 형태의 현금성 재원에 쓰였을 것이란 의구심도 든다. 더 큰 문제는 대선을 앞두고 여야 유력 후보들이 막대한 재정지출을 수반한 선심성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는 점이다. 이 후보가 지금까지 내놓은 공약 270여개를 이행하기 위해 써야 할 돈은 300조원이 넘는다. 윤 후보도 200여개의 공약 이행에 266조원 이상을 투입해야 한다.
빚은 처음 지기가 어렵지 한번 지면 경계심이 떨어진다. 나랏빚은 더하다. 당장 개인이 체감하지 않다보니 국민들을 위해 쓰는 ‘착한 빚’으로 포장되기도 한다. 국가 부채를 미래 사용할 재원을 당겨 쓰는 것이라고 말한 대통령 후보도 있지 않은가.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우리도 이제 월급이 1000만원" 역대 최고…'반도...
하지만 국가 부채는 반드시 갚아야 할 빚이다. 이자도 꼬박꼬박 내야 한다. 착한 빚이란 함정에 빠지면 우리도 글로벌 금융위기 후 확대재정의 후유증에 시달린 그리스 이탈리아처럼 한방에 훅 갈지 모른다. 글로벌 이코노미스트인 라구람 라잔 시카고대학 교수(전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ㆍ전 인도중앙은행 총재)는 "모든 사람이 ‘공짜 점심’을 원하면 청구서는 궁극적으로 가장 감당하기 어려운 사람들이 부담할 수밖에 없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제라도 빠르게 무너지고 있는 재정 규율을 재정립해야 한다. 이러다간 2025년부터 적용하겠다는 재정준칙이 나오지도 못하고 사라질 수 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