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업계에 부는 '인공지능' 바람…신약 후보물질 발굴 가속화
SK케미칼, 3종 신약 후보물질 특허 출원
전통적 신약 개발 15년 소요
AI 활용해 시간·비용 모두 줄일 수 있어
[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4차 산업혁명의 꽃으로 불리는 인공지능(AI) 기술이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도 변화의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AI를 활용해 신약 개발 속도를 단축할 가능성이 열리면서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대거 AI 플랫폼 기업과 협업에 나서거나 실제 신약 후보물질 발굴에 활용하는 등 신성장 동력 확보에 나선 것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AI를 활용한 신약 후보물질 발굴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SK케미칼은 최근 닥터노아바이오텍의 인공지능 플랫폼 기술 '아크(ARK)'를 활용해 협업 1년 2개월 만에 비알코올성지방간 2종, 특발성폐섬유증 1종의 복합신약 후보물질을 도출하고 특허를 출원했다.
SK케미칼은 2019년부터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의 일환으로 빅데이터 연구진 및 AI 전문업체들과 손을 잡고 신약 개발을 추진해왔다. 지난해 스탠다임과의 공동연구를 통한 특허출원을 진행했고, 심플렉스·디어젠 등 다른 파트너사들과의 연구도 다각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올해부터 기존 태스크포스(TF) 형태로 운영하던 조직을 오픈 이노베이션팀으로 정규 편성하면서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 가속화에 나섰다.
GC녹십자는 목암생명과학연구소와 함께 서울대학교 AI연구원과 AI를 활용한 신약개발 관련 공동연구 협약을 최근 체결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양측은 AI 알고리즘을 이용한 신약 후보물질 발굴 및 질병 관련 유전체·단백질 연구 플랫폼 구축에 협력하기로 했다. GC녹십자와 목암연구소는 서울대 AI연구원의 멤버십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목암연구소를 중심으로 진행 중인 mRNA 활용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에 AI 플랫폼을 접목할 계획이다.
JW중외제약은 지난해 11월 유전체 빅데이터 기반 AI 신약개발 기업 신테카바이오와 협약을 체결하고, 특정 단백질에 작용하는 혁신신약 연구개발 과제를 공동으로 기획하기로 했다. 한미약품도 지난해 스탠다임과 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하고, AI를 활용한 신약 후보물질 도출에 나섰다. 동화약품은 AI 기반 신약개발 기업인 온코크로스와 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하고 항암 신약물질 분석에 특화된 AI 플랫폼을 활용해 신규 적응증을 탐색하고 개발 가능성을 검증할 방침이다.
이처럼 제약바이오 업계가 AI에 주목하는 이유는 다름 아닌 신약 개발의 가속화에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2020년 발간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신약개발 국내·외 현황과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전통적인 신약 개발에는 평균 약 15년 정도가 소요된다. 이마저도 5000~1만여개 중 최종 1개만이 최종 신약 개발에 성공한다. 인공지능을 활용하면 먼저 신약 후보물질 도출 기간부터 대폭 단축할 수 있다. 임상시험 단계에서도 질병과 관련성 높은 임상 대상 환자군을 찾아내고 임상 실험 디자인 설계 및 맞춤형 약물 개발 단계에서 시행착오도 현저히 줄일 수 있다. 이수민 SK케미칼 오픈 이노베이션팀장은 AI를 활용한 신약 개발에 대해 "전통적 연구 방식에 비해 후보물질 도출에 드는 기간과 노력이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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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업계의 신약 개발을 위한 AI 기업과의 협업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의 방식과 비교해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만큼 세계 유수의 '빅파마'들도 이미 AI를 활용한 신약 개발에 뛰어든 상태다. 우리나라에서는 한국제약바이오협회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협력을 통해 2019년 3월 'AI 신약개발 지원센터'가 출범하기도 했다. AI 활용은 앞으로 제약바이오 업계의 생존을 위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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