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자체로 책 전체 내용을 함축하는 문장이 있는가 하면, 단숨에 독자의 마음에 가닿아 책과의 접점을 만드는 문장이 있습니다. 책에서 그런 유의미한 문장을 발췌해 소개합니다. - 편집자주


초고령화 사회의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는 부모 돌봄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책이다. 일과 육아를 병행하며 커리어를 쌓아온 여성이 아픈 부모를 돌보기 시작하면서 벌어지는 상황을 솔직하게 담아냈다. 병원, 요양 시설, 호스피스 병원을 거쳐 장례식에 이르기까지... 보호자나 부모의 심리적, 물리적 고통을 면밀히 관찰해 보호자가 삶을 무너뜨리지 않으면서 돌봄을 실행할 수 있는 유용한 팁을 제공한다.

[책 한 모금] 부모 돌봄 여성 안내서 ‘일하는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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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들이 자기 부모가 언젠가는 돌아가시리란 걸 염두에 둔다. 하지만 부모님이 신속하게 혹은 편안하게 돌아가시지 못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고려도, 준비도 하지 못한다. 부모님은 늙고 편찮으신 상태로 여러 해 동안 생존할 수 있다. 점점 더 병약한 모습이 되기도 한다. 부모님이 지원을 거부하고 도움을 차단하며 조언을 무시하는 상황, 그리하여 기둥 같던 부모님이 무너지는 모습을 그저 멍청하게 바라보아야 하는 상황에 대해서도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20쪽>


언니들에 대한 원망이 점점 커졌다. 난 병원 수발, 매일의 문병, 주거지 옮겨드리기 등 너무 많은 일을 하고 있었고 내 삶은 엉망이 되었다. 잠을 잘 수 없었고 세탁할 시간이 없어 옷도 깔끔하게 챙겨 입지 못했다. 남편과 자주 다퉜고 업무도 쌓였다. 반면 언니들은 일상을 잘 유지하는 듯 보였다. 내 안에서 분노가 자라났고 옆에 있는 남편이 싸움 상대가 되었다. <55쪽>

끓는 물에 들어간 개구리는 바로 튀어나오지만 물이 미지근해지다가 서서히 끓으면 위험을 인식하지 못한 채 결국 삶아진다는 것이다. 돌봄 제공자도 비슷한 과정을 거친다. 처음에는 영수증 처리나 집안일을 거드는 소소한 도움으로 시작된다. 그러다가 심부름을 하고 병원에 모시고 가는 일이 더해진다. 미처 알아차리지 못하는 사이에 할 일이 계속 늘어나고 어느 순간 깜짝 놀랄 만큼 부담이 커진다. <10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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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딸 | 리즈 오도넬 지음 | 심플라이프 | 1만6000원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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