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폭발 ‘주범’ 찾았다 … UNIST·서울대·원자력연구원, 콜라보 연구로 밝혀내
중성자 회절 분석 기법 활용, 양극 내 산소 발생 현상 규명
[아시아경제 영남취재본부 이세령 수습기자] 배터리가 고온에서 폭발하는 원인을 국내 연구진이 밝혀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에너지화학공학과 정성균 교수 등 공동 연구진이 배터리 고온 작동환경에서 양극 소재 미세 구조 변화와 산소 발생의 상관관계를 규명했다고 31일 밝혔다.
양극 소재 성분별 산소 발생 현상을 분석해내면서 향후 새로운 배터리 양극 소재 설계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이번 연구는 한국원자력연구원 김형섭 박사와 서울대 재료공학부 강기석 교수팀과 함께했으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방사선 기술개발사업과 기초연구사업,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정 교수는 배터리 양극에서 나오는 산소는 배터리 발화와 폭발의 주요 원인이라고 했다.
산소와 유기계 배터리 전해질이 만나면 고온의 작동환경과 맞물려 연소 반응이 일어날 수 있어 안전한 배터리 개발을 위해 내부에서 산소가 어떻게 발생하고 얼마나 발생하는지를 알아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산소 발생 현상과 양극 소재 미세 구조변화 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해 양극 소재 내 코발트 성분 함량을 높여 산소 발생을 줄이는 새로운 설계 원리를 제시했다.
코발트가 많을수록 산소 발생의 주요 원인이 되는 암염구조로의 상전이를 늦출 수 있는데 상전이는 소재 내 원자(원소)들의 배열 모양과 위치가 바뀌는 현상으로 양극 소재가 고온에 노출되면 일어난다.
기존의 배터리 전극 내부 진단에 쓰이는 엑스레이 기반 X선 회절 분석은 양극 소재에 포함된 니켈, 코발트, 망간과 같은 금속 원소를 구분하지 못한다.
X선 회절 분석은 X-선이 각 금속 원자의 전자와 상호 작용해 나온 패턴을 분석해 내부 구조를 진단하는 방식인데 니켈, 코발트, 망간의 전자 밀도가 비슷해 구분이 어렵다.
연구진은 양극 소재의 성분을 구분할 수 있는 중성자 회절 기법을 활용해 배터리 온도를 높이면서 내부 원자 배열 구조변화와 산소 발생 현상을 실시간으로 분석했다.
중성자 회절 분석 기법과 더불어 정확한 산소 발생량 분석을 위해 기체 질량 분석법을 활용했다.
리튬층과 전이 금속층이 겹겹이 쌓인 층상 형태인 양극 소재 내 코발트가 전이 금속층에서 리튬층으로 이동하며 스피넬 구조로 바뀌는 상전이가 발생하고 이때 전극에서 산소가 일부 발생하는 것을 확인했다.
온도가 더 높아지면서 스피넬 구조가 암염구조로 바뀔 때 산소가 대량으로 발생하는 것과 실시간 중성자 회절 분석으로 코발트가 이러한 암염구조로의 상전이를 지연시킬 수 있음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재료과학 분야의 권위적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터리얼즈 ‘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12월 15일 자 온라인으로 공개됐으며 정식 출판을 앞두고 있다.
김형섭 박사는 “중성자 회절 분석은 중성자 산란 길이가 원소마다 서로 달라 배터리를 구성하는 전이 금속을 쉽게 구분할 수 있다”며 “결정 구조 내 리튬의 양을 정확히 측정하는 유일한 분석법으로 배터리 분석 분야에 많이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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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균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안전한 배터리를 위한 양극 소재 조성설계에 이정표를 제시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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