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박한 10대 아이디어에…최태원 심박수 올랐다
1월 2일 대한상의 '국가발전 프로젝트' 대상 발표
국민 공모로 최종 6개팀 결선
출품자들 "현실성 높아져 희망"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황윤주 기자] "누구나 보다 나은 사회를 꿈꾼다. 그러나 그러한 아이디어를 머릿속에만 두지 않고 실행으로 옮기는 건 어렵다. 행동으로 드러난다 해도 사회 구성원 다수에게 인정받는 건 또 다른 차원의 난제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진행하고 있는 국가발전 프로젝트 공모전은 이러한 생각에서 시작했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취임하면서 처음 기획한 사업으로 국민 개개인이 가진 아이디어를 모아 민간 주도로 사회문제에 관한 해법을 찾거나 국가발전의 밑거름이 될 생각을 실제 구현해보자는 취지다. 집단지성을 기반으로 하되 아이디어를 정제하고 이를 사업 아이템으로 만들어 시장에 내놓기까지는 전문가, 즉 일선 현장에서 뛰고 있는 기업인이 거든다. 지난 6월 시작해 반년 가까이 진행한 국가발전 프로젝트의 최종 결선무대가 다음 달 2일 공개된다. 지상파방송에서 오디션 형식을 차용, 예능 요소를 가미해 방영하면서 대중의 관심도 높아진 터다.
지난 1·2라운드를 거쳐 결선에 오른 팀은 6개 팀이다. 최태원 회장이 멘토로 참여한 ‘코리아게임’을 비롯해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멘토링한 ‘사소한 통화’, 장병규 의장이 도운 ‘내 귀에 캔디’, 권명숙 인텔코리아 사장이 발전시킨 ‘폐업도 창업만큼’, 정경선 실반그룹 대표의 ‘코스싹’, 김현정 딜로이트코리아 부사장의 ‘우리 동네 병원이 달라졌어요’ 등이다. 앞서 100여일간 접수에서 4704건이 출품됐고 서류심사와 100초피칭 등 현장심사를 거쳤다.
‘코리아게임’은 중학생이 낸 아이디어로 가장 많은 신박수(신기하고 참신하다는 뜻의 신조어 ‘신박하다’를 빗댄 표현으로 이를 수치화)를 받았다. 할머니 집이 있는 고향 전남 강진의 경제를 어떻게 살릴 수 있을지 고민에서 착안한 아이디어다. 증강현실(AR)을 활용해 전국 곳곳에 보물을 숨겨두고 게임 참여자가 이를 찾으면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되는 방식이다. 대체불가능토큰(NFT)으로 게임아이템을 거래하면서 재미를 더했다.
최태원 회장은 AR 게임의 시제품, 여행·숙박을 결합시키는 방안 등에서 열혈 멘토링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소한 통화’는 종합상사회사에서 일하는 직장인이 낸 아이디어다. 영상통화에 신뢰도를 높인 치매진단 테스트를 융합하는 방식이다. 고령화사회로 넘어가면서 치매 관리에 관한 국가적 비용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데, 부모님과의 소소한 영상통화로 수조 원에 달하는 건강관리비용을 아낄 수 있다는 생각에서 비롯됐다. 최정우 회장, 이유경 포스코엔투비 사장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지, 수익화가 가능할지 등에 대해 집중 멘토링했다.
‘내 귀에 캔디’는 콜센터 등 감정노동자를 위한 아이디어다. 직접 민원전화를 많이 받는다는 준정부기관의 한 직원은 비속어를 인공지능(AI) 기술로 필터링해 감정노동자를 보호하는 이어폰이나 전화기를 개발하겠다는 의도다. 멘토로 붙은 장 의장은 "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웨어에 치중해야 한다"며 크래프톤의 데이터 축적 사례를 들어 대면, 비대면으로 수차례 의견을 나눴다고 한다. 자영업자가 낸 아이디어 ‘폐업도 창업만큼’은 자영업자 간 폐업 거래 플랫폼이다. 10명 가운데 9명이 폐업하는 국내 자영업 현실에서 효율적인 폐업 시스템에 대한 고민을 담았다. 권 사장은 유사 플랫폼 경험이 있는 벤처기업을 모아 발전 가능성, 지속 가능성에 대해 제언했다.
가족팀 참가자가 낸 ‘코스닥 아닌 코스싹’은 글로벌 컨설팅업계나 벤처업계에서도 관심이 많은 농업분야다. 해외 종자의 상당수를 로열티로 버텨야 하는 현실에서 코스닥 같은 거래 플랫폼을 만들어 식량 안보를 지켜 나가자는 아이디어다.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손자이기도 한 정 대표는 회사의 목적을 ‘국내 농민을 위한 엑셀러레이터’로 두고 세계 최초의 소셜벤처를 설립해 보자고 제안했다.
‘우리동네 병원이 달라졌어요’는 의료데이터를 활용해 ‘3분 진료’의 문제점을 해소하고 야간·주말시간대 병원 접근성을 개선하겠다는 아이디어다. 김 부사장은 "규제 사업이다 보니 할 수 있는 것부터 해보자"며 도움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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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대상 한 팀은 상금 1억원과 함께 사업화 기회와 회사 지분 최대 4.5%를 받는다. 나머지 팀에도 사업 기회가 열려 있다. 기업이 가진 노하우와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는 게 큰 장점으로 꼽힌다. 멘토링을 받았던 한 출품자는 "기업이 직접 나서니 실현 가능성이나 혁신성, 지속 가능성 부분이 크게 개선됐다"며 "순한맛 아이디어가 매운맛으로 확 바뀐 느낌"이라고 했다.
황윤주 기자 h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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