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환 사장 "식물 CEO보다 더한 문전박대…최소한의 업무 달라"
집무실, 비서진, 업무용 차량, 출입증 등 요구
"크건 적건 업무 구분 될 수 있는 부서면 된다"
[아시아경제 이동우 기자] 해임 취소소송 1심에서 승소한 후 구본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공사를 상대로 내년 4월 남은 임기 동안 경영에 지장이 없는 최소한의 업무를 요구하고 나섰다. 남은 임기 동안 김경욱 현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과 각자 대표 체제로 일정 부분 경영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명확히 했다.
구 사장은 23일 오후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비즈니스센터에서 기자가담회을 통해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해 저에게 각자 대표 체제로써 기본적인, 최소한의 명분을 줄 수 있는 업무가 주어져야 한다"며 "사실 식물 CEO보다 더한 문전박대를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현 김경욱 사장과 '각자 대표' 체제로 공사를 운영하면 경영진에 지장이 없다는 주장이다. 구 사장은 법원 판결로 직무에 복귀한 만큼 경기도 광명시에 위치한 집무실, 비서진, 업무용 차량, 공항 출입증, 인트라넷 접근권한 등을 공사에 요구했다. 공사의 법인 등기부 등본에서 말소된 이름도 법적인 불일치를 해소하기 위해 회복해 줄 것을 요청했다.
구 사장은 "코로나로 어려운 경영 여건을 감안해 제 CEO 역할을 최소한으로 할 것"이라며 "해외 사업 등 큰일은 김경욱 사장이 하면 좋겠고 저는 크건 적건 업무 구분이 될 수 있는 부서면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인국공 사태’에 대한 심정도 토로했다. 구 사장은 "저에게 인국공 사태로 리더십을 상실했다고 하는데 인국공 사태를 처리하고 모든 누명을 뒤집어 썼다"며 "명예를 회복하고 누명을 벗고 싶다"고 말했다.
앞서 구 사장은 지난해 9월 태풍 위기 부실대응 및 행적 허위보고, 기관 인사운영의 공정성 훼손 등 의무 위반으로 인천공항공사 사장직에서 해임됐다. 이 과정에서 사실상 해임 사유가 인국공 사태의 책임을 지고 경질됐다는 추측이 나왔다.
다만 구 전 사장이 실질적인 업무 복귀가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공사 경영진과 노조 역시 구 전 사장의 복귀에 대해 반대 입장을 표명하면서다.
인국공 경영진은 전날 건의문을 내고 "1심 판결 승소로 명예회복이 됐다는 점에는 다행이라 생각하나 이로 인해 조직이 다시 혼란스러워져서는 안된다"며 "현 김경욱 사장 중심으로 공항운영과 공사 경영을 해 나갈 것을 분명히 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노조도 성명서를 통해 "(구 전 사장은) 졸속 직고용 과정에서 비정규직 노동자 47명을 부당 해고시켰다"며 "그의 복귀를 환영하는 노동자는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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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환 사장은 전날 밤 공사 경영진들에게 메시지를 보내 "공사가 처한 대내외 어려운 경영 여건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다"면서도 "집단적 사고나 행동만으로 이를 해결할 수는 없다. 더는 불신과 분열로 나가지 않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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