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에 꼬불한 털 나왔다" 알고보니 자신 털…무개념 '진상 손님'에 골머리
본인 털까지 음식에 뿌린 '진상 손님'
지난달 먹던 국물 공용 간장통에 넣은 손님은 경찰 입건
전문가 "'소비자 왕'이라는 잘못된 권리의식"
[아시아경제 강주희 기자] 식당을 이용한 손님의 악의적 행동과 민원으로 자영업자의 고충이 늘고 있다. 자신의 체모를 음식에 넣고 이물질이 나왔다며 민원을 제기하는가 하면, 먹다 남은 국물을 공용 간장통에 넣은 손님도 있었다.
전문가는 일부 악성 손님들의 행동으로 인해 결국 또 다른 선량한 소비자들까지 피해를 보게 된다고 지적했다.
지난 10일 SBS '모닝와이드'에는 손님의 악성 민원에 시달린 식당 주인의 사연이 공개됐다. 포항의 한 갈빗집을 방문한 남녀 손님은 지난 5일 이 식당에서 갈빗살 등 6만7000원어치 식사를 했다.
그러나 식사를 잘 마친 손님들은 갑자기 밥 안에서 이물질을 발견했다며 직원을 호출했다. 남성 손님은 "모양이 좀 이상하다. 확인 좀 해 보라"며 고기에서는 달걀 껍데기가, 밥에서는 꼬불꼬불한 털이 나왔다고 따졌다.
그러면서 "어떻게 고기에는 달걀 껍데기가 밥에는 머리카락도 아니고 꼬불꼬불한 털이 나오느냐. 이건 체모다"라고 소리치며 항의했다. 이에 업주는 사과했고, 손님은 식대를 지불하지 않고 떠났다.
그러나 이후 업주는 꺼림칙함을 느껴 폐쇄회로(CC)TV를 확인했고, 남성이 음식을 먹던 중 앞치마 속에 손을 넣었다가 찌개와 밥 쪽에 무언가 뿌리는 모습을 확인했다. 일부러 자신의 털을 뽑아 음식에 넣은 것이었다.
이에 업주는 출입명부에 적힌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었지만, 이는 허위로 기재된 것이었다. 업주는 "손님이 준비해 온 이물질을 음식에 올려놓고 그렇게 저희를 몰아간 것"이라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휴식 시간이니 나가 달라'는 식당 주인 요구에 불만을 품은 손님이 먹던 음식을 공용 간장통에 몰래 넣는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사진=JTBC 방송 화면
원본보기 아이콘그런가 하면, 지난달 경기도 과천의 한 식당에선 자신이 먹다 남긴 전골 국물을 식탁에 놓여있던 공용 간장통에 넣은 손님도 있었다.
이 손님은 업주가 식당 휴식 시간인 3시에 가까워지자 '이제 쉬는 시간이 나가 달라'라고 요구한 것에 불쾌감을 느껴 이 같은 행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손님의 행동은 가게 CCTV에 고스란히 찍혔다.
업주는 지난달 17일 JTBC와 인터뷰에서 "아무리 장난이라도 이런 장난을 치나 애들도 아니고"라며 "식당은 위생인데, 다 같이 먹는 간장통에 기름이 둥둥 뜬 게 나온다고 하면, 코로나 시대에 음식에다가 침 뱉는 것과 똑같은 것"이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경찰은 이 손님에 대해 재물손괴 혐의를 적용해 입건한 것으로 알려졌다.
CCTV로 인해 억울한 상황을 피할 수 있어 다행이지만, 문제는 손님이 악의적 민원을 제기해도 업주로선 마땅히 대응할 방안이 없다는 점이다. 혹시나 안 좋은 소문이 퍼져 가게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게 될 수도 있어서다. 일각에선 블랙컨슈머가 확산하는 이유로 무조건적인 고객 만족 서비스를 강조하는 마케팅 방식을 지적하기도 한다.
전문가는 일부 악성 민원을 제기하는 손님들의 행동으로 인해 결국 또 다른 선량한 소비자들까지 피해를 보게 된다고 우려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우리 사회에서 '소비자는 왕'이라는 표현을 많이 사용하고, 고객 만족을 많은 기업에서 경영 방침으로 정하고 있는데, 이를 악용해 잘못된 권리의식을 갖는 사람들이 있다"라며 "이는 결국 기업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불필요한 비용을 초래해 선량한 소비자들까지도 피해를 보게 한다"고 지적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삼전·닉스, 공부 못한 애가 갔는데"…현대차 직...
그러면서 "소비자가 이런 행동을 했을 때 처벌당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할 수 있도록 하고, 부당한 갑질을 당했을 때 업주 쪽에서도 적극 대응할 수 있도록 어떤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