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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다길래 더 챙겨줬더니 혹평…어찌 이리 악의적입니까" '리뷰 갑질'에 자영업자 '냉가슴'

최종수정 2021.08.03 09:08 기사입력 2021.08.02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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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플랫폼 별점 평가 이용한 갑질 잇따라
"악의적 리뷰로 괴롭히지 말아달라" 자영업자들 호소

한 손님이 배달 플랫폼을 통해 주문한 아구찜 모습 / 사진=사회관계망서비스(SNS) 캡처

한 손님이 배달 플랫폼을 통해 주문한 아구찜 모습 / 사진=사회관계망서비스(SNS)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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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요리에 콩나물이 적다고 하시길래 더 챙겨 드렸는데 별점 2점...어찌 이리 악의적입니까."


배달 플랫폼 리뷰를 악용해 무리한 음식 주문을 하고 이를 들어주지 않을 경우 '별점 테러'를 하는 등 속칭 '리뷰 갑질'이 끊이질 않고 있다. 음식에 콩나물을 많이 넣었다는 이유로 혹평을 하는가 하면, 공짜 서비스로 고가의 메뉴를 요구하는 사례도 있다. 피해 사례가 잇따르자 정부는 플랫폼 별점 제도 개선 가이드라인, 관련 규정 정비 등을 통해 자영업자를 보호하겠다고 밝혔다.

2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배달 플랫폼 리뷰를 보면, 최근 고객 A 씨는 배달 앱을 통해 아구찜을 시킨 뒤 음식 사진을 리뷰 란에 게재하면서 "맛있어요. 그런데 저는 콩나물을 좋아하는데 콩나물 양이 적어서"라며 "그래도 맛있었습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A 씨는 리뷰용 별점 5점 만점 중 4점을 남겼다. A 씨의 글을 본 업주는 "콩나물이 부족하다고 느끼셨군요. 요청 사항에 콩나물 좋아하신다고 많이 달라고 하시면 그냥 더 넣어드린다"라며 "맛있게 드셨는데 콩나물 때문에 별 한 점…가슴이 쓰려옵니다. 주문 감사드린다"라고 답글을 썼다.


문제는 A 씨가 동일한 가게에서 다시 아구찜을 주문하면서 벌어졌다. A 씨는 별점 리뷰 란에 "1인분은 처음 시켰는데 콩나물 먹은 기억밖에 없다. 예전에 시켜먹을 때는 맛있었는데 1인분은 아닌 것 같다"고 지적하며 이전보다 훨씬 적은 별점 2점을 남겼다.

손님의 혹평 리뷰를 본 점주는 "요구하신 대로 해드렸는데 어찌 이리 악의적인 리뷰를 남기시나"라며 억울한 심경을 토로했다. / 사진=SNS 캡처

손님의 혹평 리뷰를 본 점주는 "요구하신 대로 해드렸는데 어찌 이리 악의적인 리뷰를 남기시나"라며 억울한 심경을 토로했다. / 사진=SNS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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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를 본 업주는 "손님, 저번에 아구찜 주문 주시고 맛있게 드셨다고 하시면서 콩나물이 손님 입장에서 적었다고 별 4개 리뷰 달아주셨다"며 "이번에는 손님께서 요청 사항에 콩나물 많이 달라고 하셔서 일부러 더 챙겨드렸는데, 어찌 이리 악의적으로 리뷰를 남기시나"라고 울분을 토했다.


이어 "안 그래도 힘든 시기에 별점으로 갑질 요즘 말 많던데 저희도 이렇게 겪게 된다"며 "죄송한 말씀이지만 앞으로 저희 가게 이용하지 말아달라. 저희가 손님 입맛에 맞춰드릴 자신이 없다. 악의적 리뷰로 저희를 괴롭히지 말아달라"고 토로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지나친 갑질'이라며 비판을 쏟아냈다. 한 누리꾼은 "자영업자들 매출이 별점 하나에 좌지우지되는 걸 충분히 알면서도 저러고 싶을까"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악성 리뷰들이 너무 많은 사람들을 고통스럽게 하는 것 같다"며 "이럴 거면 별점과 리뷰를 아예 없애는 게 낫겠다. 무엇을 위한 리뷰인가"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지난달 3일에는 상품을 주문하면서 약 7000원짜리 음식을 추가로 달라며 요구하는 '별점 갑질' 사례가 알려졌다. / 사진=인터넷 홈페이지 캡처

지난달 3일에는 상품을 주문하면서 약 7000원짜리 음식을 추가로 달라며 요구하는 '별점 갑질' 사례가 알려졌다. / 사진=인터넷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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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위 '별점 갑질' 논란이 불거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달 3일에는 한 소비자가 초밥집에서 음식을 주문하며 "너무 배고파요. 연어 초밥 4개만 더 부탁해요. 리뷰 예쁘게 잘 올리겠습니다"라며 "묶음 배송 금지. 꼭 바로 오세요. 배달 시간 계산합니다"라고 요구해 사회적 공분이 커진 바 있다. 당시 이 주문을 받았던 업주는 "7000원 금액의 초밥을 서비스로 요청하신 고객"이라며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 6월에는 서울 동작구에서 김밥집을 운영하던 B 씨가 배달 앱을 통해 음식을 주문한 손님으로부터 항의 전화를 받다가 뇌출혈로 쓰러진 뒤 끝내 숨지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당시 이 손님은 자신이 주문한 새우튀김의 빛깔이 이상하다며 일부 환불을 요구했고, B 씨가 이를 거부하자 막말을 쏟아낸 뒤 배달 앱에 별점 1점 리뷰를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상황에도 업주들은 대부분 참을 수 밖에 없다. 이른바 '1점 리뷰'에 항의를 하면 또 다시 악성 리뷰나 민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상 '갑질 리뷰'인 셈이다


지난달 정의당 '6411민생특별위원회'와 '정의정책연구소'가 발표한 '배달앱 이용 실태 조사'에 따르면 서울, 경기, 인천 지역의 배달앱 이용 자영업자 중 63.3%가 별점 테러나 악성 리뷰로 인한 피해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배달 앱 이용 자영업자 중 10명 중 6명이 갑질을 경험한 것이다 .


업주들이 갑질 리뷰에 휘둘릴 수밖에 없는 이유는 배달앱 별점과 리뷰가 매출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정의당이 발표한 실태 조사에서 자영업자 10명 중 7명이 별점 테러나 악성 리뷰가 매출에 영향이 있다고 답했다. "매우 영향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38.8%, "어느 정도 있다"고 답한 비율은 35.5%였다.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와 전국가맹점주협의회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배달앱 리뷰-별점 제도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와 전국가맹점주협의회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배달앱 리뷰-별점 제도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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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식업계에서 배달 앱이 차지하는 영향력이 막대한 것도 문제가 된다. 모바일 앱 분석업체 '모바일인덱스'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배달의 민족·요기요·쿠팡이츠 등 국내 주요 배달 앱 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총 2921만건을 기록했다. 사실상 국내 성인 인구 대다수가 배달 앱을 이용하는 셈이다. 별점 리뷰 점수가 음식점의 수익에 미치는 영향력이 막대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배달 플랫폼은 별점 리뷰 관리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일례로 배달의민족·요기요 등은 인공지능(AI) 기술을 통해 허위·어뷰징·악성 리뷰 등을 실시간으로 감시하고 삭제하는 등 제재 강화에 나섰다. 배달의민족의 경우 지난 2019년 서비스 개시 이후로 약 10년 동안 총 6만2000건이 넘는 악성 리뷰를 삭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또한 악성 리뷰나 지나친 갑질로부터 자영업자를 보호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11일 플랫폼 서비스의 리뷰·별점 제도 개선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사업자가 자율적으로 준수하도록 유도하고, 장기적으로는 전기통신사업법상 금지행위 규정 정비 방안까지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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