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상반기 코스피서 17兆 넘게 매도…하반기도 2.5兆 팔아
지수 방향 주도권…"테이퍼링 이슈 지나가면 매수 본격화 가능"
[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지수 움직임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외국인이 돌아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다만 조정이 끝나면 외국인의 매도세가 일단락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상반기 코스피시장에서 17조원 넘게 팔아치운데 이어 하반기 들어서도 벌써 약 2조5000억원을 매도했다. 주간 기준으로 5주 연속 매도를 지속했다.
박승영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해와 올해 외국인 수급의 특징을 보면 가장 중요한 것은 벤치마크로 상위 벤치마크 변화가 외국인 수급에 더 큰 영향을 미쳤다"면서 "다음으로 글로벌 인플레이션 방향에 따라 한국, 대만 등 테크 중심의 증시와 브라질, 남아공, 중동 등 원자재 중심의 증시에 대한 선호가 엇갈렸다"고 분석했다. 외국인은 인도 시장에서 지난해 222억달러를 순매수했고 올해도 79억달러를 순매수했다. 박 연구원은 "매크로와 무관한 순매수가 이뤄졌음을 알 수 있다"면서 "아마 외국인의 인도 주식 매수 한도가 확대되면서 글로벌 벤치마크에서 비중이 상승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매도세를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시장의 주도권은 여전히 외국인이 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이 팔면 지수가 하락하고 외국인이 사면 지수가 상승하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그만큼 지수 방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최근 10일 중 9일간 외국인의 매매에 코스피가 동조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이날도 코스피가 나흘만에 상승 반전에 성공했는데 외국인도 나흘만에 매수세를 나타내고 있다. 오전 9시35분 기준 코스피는 전거래일 대비 27.84포인트(0.87%) 상승한 3245.79를 기록했고 외국인은 445억원을 순매수했다. 그동안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것도 외국인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안현국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부터 신고가를 기록한 날의 외국인 매매를 합산하면 9조원 순매수로 집계된다"면서 "반면 개인은 4조원의 순매도로 결국 신고가는 외국인이 만든 것"이라고 분석했다.
외국인의 매도세는 조만간 일단락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앞서 2013년 테이퍼 탠트럼(긴축 발작) 사례를 통해 외국인이 테이퍼링(자산매입축소) 이슈가 지나간 이후부터 순매수 전환한 점을 참고할 수 있다"면서 "이번에도 테이퍼링 이슈가 지나간 후부터 외국인의 신흥국 증시 매수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특히 코스닥에서 먼저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인은 하반기 들어 코스닥에서는 823억원을 순매수했다. 하 연구원은 "코스닥에서 비차익 프로그램 매도세가 먼저 끝날 것이라 판단한다"면서 "2003년 이후 누적 비차익 순매수를 보면 코스닥은 유동시총 대비 1% 남은 반면 코스피는 3.1% 남았는데 이는 코스닥에서 추가 매도 가능한 잔량이 코스피보다 훨씬 적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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