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반중정서 후폭풍 우려에 "높은 대중 의존도 줄여야"
외무장관 "반중정서 태풍이 우리에게도 오는 것은 시간문제"
중국은 뉴질랜드의 최대 교역국…전문가 "뉴질랜드 취약성 커"
[아시아경제 김수환 기자] 뉴질랜드가 중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동맹국들로 인해 자국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면서 중국에 대한 경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수출 다변화 필요성을 제기했다.
나나이아 마후타 뉴질랜드 외무장관은 24일(현지시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중국과 관련해 호주에서 벌어지는 일을 무시할 수 없음은 명백하다"면서 "이들 국가가 태풍의 중심에 서 있다면, 이 태풍이 우리에게로 가까이 다가오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마후타 장관은 "중국과의 관계에서 상당히 큰일이 발생했을 때 이를 완충할 방안을 생각해야 한다는 신호를 수출업계에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일부 동맹국이 반중 전선을 내세우며 중국과 '무역 전쟁'을 치르는 가운데 대중 수출 의존도가 높은 뉴질랜드도 이에 휘말리게 될 경우 무역 보복을 당할 수 있어 이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중국은 뉴질랜드 전체 수출품의 28%를 사들이고 있는 최대 교역상대국이다. 뉴질랜드의 대중 수출액은 다음 순위인 호주·미국·영국·일본 4개국을 합친 것보다 더 많다.
그동안 높은 대중 의존도를 의식한 뉴질랜드는 영미권 주요 5개국의 기밀정보 공유동맹체 '파이브 아이즈'(Five Eyes)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중국과의 친화성을 강조하며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지난달에는 미국과 호주 등 파이브 아이즈 회원국이 중국 내 인권 문제에 대해 공동으로 규탄 성명을 내자는 의견에 뉴질랜드 정부는 "대외 메시지 창구로 파이브 아이즈를 이용해선 안 된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가까운 동맹국인 호주가 앞장서 중국과 '무역 전쟁'을 벌이고 있어 뉴질랜드의 고심은 더욱 커지는 상황이다. 양국은 지난해 호주가 코로나19 중국 책임론을 제기한 후부터 급속도로 악화, 서로의 제품 수입을 금지하는 등 최근까지도 마찰을 빚고 있다.
또 최근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 내 강제노역 의혹이 연이어 제기되고 있어 뉴질랜드 내에서도 중국에 대한 비판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이달 초 자국과 중국 사이 격차가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면서 우회적으로 비판했고, 뉴질랜드 정부는 신장 위구르 의혹에 대한 영국과 미국, 유럽연합(EU), 캐나다의 제재를 환영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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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뉴질랜드가 반중전선에 본격적으로 합류해 중국의 무역 보복이 현실화할 경우 타격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한 국제법 전문가는 "뉴질랜드에서 구할 수 있는 것은 다른 어느 나라에서도 구할 수 있다"면서 "중국은 뉴질랜드의 취약성을 알 것이다. 뉴질랜드가 지금껏 보여온 입장은 이런 취약성을 인지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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