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비비] 코로나가 앞당긴 디지털 국제규범시대
2020년은 디지털 기술혁명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해였다. 연초 대비 S&P500지수는 16.3% 상승했지만 기술기업이 다수 포함된 나스닥은 43.6% 폭등했다. S&P500에서도 IT 업종은 42.8% 올랐다. 경기에 민감한 재량소비 업종은 32.1% 상승했으나, 이 가운데 아마존이 포함된 인터넷 및 다이렉트 마케팅 소매는 68.6%로 천정을 뚫었다.
주가 폭등을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대응해 각국 중앙은행들이 주도해서 푼 역사상 전례 없는 과잉 유동성의 탓으로 돌릴 수도 있다. 그러나 S&P500 가운데 에너지 업종은 37.3% 폭락했다. 시가총액 기준으로 테슬라가 나머지 6대 자동차 회사와 맞먹고 에어비앤비가 25대 호텔체인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사실은 거품론을 제기한다. 그러나 분명 팬데믹은 디지털 기술혁명을 가속시켰다.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작년 4분기 글로벌 10대 기업 가운데 기술 기업이 9개사다. 특히 대만의 반도체 기업 TSMC는 9번째로 10위 버크셔해서웨이보다 앞섰다. 마이크로소프트(MS)에 이어 애플이 최초로 세계 10대 기업에 들어섰던 2009년을 생각하면 격세지감이 있다.
또 다른 뉴스는 사상 최대 기업공개(IPO)로 관심을 모았던 중국 알리바바의 계열사 핀테크 앤트그룹의 상장이 중단되고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SAMR)이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에 대한 반독점 조사에 들어간 것이다. 이 조치가 중국경제의 역동성과 혁신성에 어떤 파급효과를 미칠지 두고 볼 일이다.
더 중요한 점은 앞으로 취해질 거대 기술 기업 규제에 대한 함의다. BAADD(Bigㆍanti-competitiveㆍaddictive and destructive to democracy)이 상징하듯 이들 기업의 폭발적 성장은 규제의 당위성을 제기했다. 그동안 도널드 트럼프 정부와 무역분쟁 과정에서 일부 유럽국가들이 디지털세를 부과했으나, 조 바이든 민주당 정부는 강력한 반독점 규제를 선거 공약으로 천명한 바 있다.
물론 규제가 당초 의도한 대로 소비자 후생을 증진할지 예단하기는 어렵다. 시장 지배력은 더 많고 더 다양한 디지털 서비스를 제공할수록 줄어드는 비용에서 나온다. 소비자 후생은 높은 시장 규율이 아니라 더 많은 데이터에서 비롯한다. 따라서 경쟁정책이 소기 성과를 거두기 쉽지 않고, 대신 사용자 네트워크 가치가 감소할 우려가 있다. 기업분할은 사용자 플랫폼을 제약해 사용자 편이에 부정적 파급효과를 미칠 수 있으며 가격 규제도 사용자가 자신의 정보를 대가로 서비스를 제공받는 거래 구조의 속성상 큰 의미가 없다.
작년 말 유럽연합(EU)은 플랫폼 기업을 규제하는 디지털 서비스법 초안을 공개했고, 비슷한 시점에 미 연방정부는 페이스북과 구글을 시장 지배적 지위를 남용한 혐의로 제소했다. 하지만 주식 투자자들은 크게 개의치 않는 듯하다. 그 이유는 거대 기술 기업을 보는 시각이 나라마다 달라 이 기업들이 규제 차익을 누리는 것이 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미국은 자국 기업의 이익을, 유럽은 사용자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는 데 관심이 더 많다. 중국은 빅데이터를 중앙에서 통제하기를 원한다.
미국 민주당 정부가 국제 규범을 강조하는 만큼 디지털 글로벌 거버넌스는 시간 문제로 보인다. 이에 대비해 디지털 플랫폼 기업이 빠르게 성장하는 우리나라도 여건과 미래에 걸맞은 규제체계를 구축해 협상력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핀테크 기업과 금융회사 간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는 것은 그중 하나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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