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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우리나라가 세계 최대 규모의 자유무역협정(FTA)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 15일 최종 서명하면서 철강, 자동차 등 한국 수출 기업도 수출 시장 확대 기회를 맞았다.


이날 통상당국에 따르면 RCEP를 통해 우리나라 철강과 자동차부품 등 주력 수출 품목이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된다. 석유화학, 기계, 생활소비재 등도 관세 장벽이 대폭 낮아짐에 따라 수출 길이 넓어졌다.

아세안 10개국 및 한국·중국·일본·호주·뉴질랜드 등 RCEP 15개국 인구는 22억6000만명으로 전 세계 30%에 달한다.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26조3000억달러, 무역 규모는 5조4000억달러로 이 역시 전 세계 3분의 1가량을 차지한다. 11개국이 참여한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보다 규모가 크다. 세계 최대의 메가 FTA의 출범은 우리 수출 시장 확대와 교역 구조 다변화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對)RCEP 수출액은 2690억달러로, 전체 수출의 절반을 차지했다.


특히 RCEP 지역은 우리나라의 전 세계 철강 교역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교역 대상이다. 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대RCEP 수출은 129억달러로, 전 세계 수출의 47.8%를 차지했다. 수입은 120억달러로 전체의 81.8%였다. 이번 RCEP를 통해 철강 업종에서는 봉강, 형강 등 철강제품(관세율 5%)과 철강관(20%), 도금 강판(10%) 등에 대한 관세가 철폐됐다. 철강협회는 즉각 성명을 내고 "RCEP 서명으로 역내 자유화 제고를 통한 수출 경쟁력 강화는 물론 우리나라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등은 안전벨트, 에어백, 휠 등 자동차부품에 대한 관세를 없앴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자동차부품에 대해 최대 40% 관세를 매겼으나 이를 철폐한 것이다. 현대자동차가 인도네시아에서 완성차 공장을 건설 중인 가운데 자동차부품에 대한 관세가 사라지면 우리 부품업체 수출도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다. 완성차의 경우 일부 국가에서 화물차나 일부 소형차에 대해 관세를 없앴다.


합성수지, 플라스틱관, 타이어 등 석유화학과 볼베어링, 기계부품, 섬유기계 등의 기계 업종에서도 관세를 추가로 없앴다. 전기·전자제품 가운데는 일부 국가에서 최대 30%에 달하던 냉장고와 세탁기, 최대 25%였던 냉방기에 대한 관세 문턱이 없어진다. 섬유 등 중소기업 품목과 의료위생용품 등 포스트 코로나 유망 품목도 추가 시장 개방을 확보해 수출 길이 넓어지게 됐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아세안 수출은 2007년 한ㆍ아세안 FTA 발효 때보다 2.5배 늘었다. 통상당국 관계자는 "관세율 및 세부 양허 수준은 나라별로 일부 다르지만 RCEP 체결로 더 큰 아세안 시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RCEP는 양자 협정은 아니지만 한일 간 처음으로 FTA를 체결하는 효과가 있다. RCEP에서 한일 양국 간 관세 철폐 수준은 품목 수로는 모두 83%로 동일하다. 다만 수입액으로 보면 한국이 76%, 일본이 78%로 일본이 우리에게 2%포인트 더 시장을 개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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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완성차, 기계 등 주요 민감 품목은 양허 대상에서 제외했다. 개방 품목도 10∼20년 동안 철폐하거나 장기간 관세를 유지하다가 감축하기 시작하는 '비선형 관세 철폐' 방식으로 보호장치를 마련했다. 통상당국 관계자는 "업계와 협의를 통해 민감한 품목은 양허 대상에서 뺐다"면서 "기술 수준이 굉장히 높고 일본 의존도가 높지만 우리가 육성해야 하는 소재·부품·장비 품목은 시장을 아예 열지 않거나 열어도 20년 이상 장기·비선형방식으로 최대한 보호기간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시장 개방으로 인한 충격을 흡수하도록 완충장치를 둔 만큼 국내 산업에 대한 피해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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