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격리자 '안전보호앱' 미설치 5216명…전체 8% 수준
위치정보시스템(GPS) 오작동 등 앱 자체 오류도
시민들 "코로나19 확산될까 무서워" 우려
전문가 "자가격리대상자 스스로 수칙 준수하는 등 참여 의지 중요"

자가격리자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안전보호앱'을 설치하지 않은 자가격리자는 지난 8월26일 기준 5216명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자가격리자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안전보호앱'을 설치하지 않은 자가격리자는 지난 8월26일 기준 5216명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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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수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자가격리 대상자도 늘고 있는 가운데, 격리자 위치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안전보호앱'을 설치하지 않은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위치정보시스템(GPS) 오작동 등 앱 자체의 오류 발생도 꾸준히 늘고 있으나, 이에 대한 대책은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는 사회구성원 스스로 격리 대상이 됐을 시 경각심을 갖고 자가격리 수칙을 지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방역당국의 관리도 필요하지만 격리자의 격리수칙 준수 의식이 가장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강기윤 의원(미래통합당)이 지난 1일 행정안전부 자료를 조사·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오후 6시 기준 코로나19의 의심 증상자 또는 확진자의 밀접접촉자 등 자가격리자는 국내 발생 3만3552명, 해외 입국 3만423명으로 총 6만3975명이었으며, 이 중 5216명(8.2%)이 안전보호어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하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 제주가 74.5% 설치율로 가장 낮았고, 서울(87.4%), 대구(88.6%), 인천(89.9%), 경남(91%) 등의 순이었다. 모든 자가격리자가 안전보호앱을 설치한 지자체는 충남(100%)이 유일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자가격리 대상자는 △해외 입국자 △코로나19 확진자와 동선이 겹치거나 접촉한 밀접접촉자 등이다.


자가격리 대상자로 분류되면 담당 보건소 공무원의 안내에 따라 자가격리자 안전보호앱을 휴대폰에 설치한 뒤 독립된 공간에 2주간 격리된 상태로 머물러야 한다.


현재 방역당국은 자가격리 대상자의 동의를 얻어 자가격리자 안전보호 앱을 설치하도록 하고 있다. 앱을 설치하게 되면 자가격리 지역 이탈 시 자동으로 알림이 송출되고, 자가격리자가 스스로 진단한 건강상태도 전담 공무원에게 자동으로 통보된다.


전신 방호복을 입은 인천국제공항 출입국 외국인청 입국심사관이 지난달 8일 오후 유증상자 전용 입국심사대에서 입국심사 후 자가격리 지침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신 방호복을 입은 인천국제공항 출입국 외국인청 입국심사관이 지난달 8일 오후 유증상자 전용 입국심사대에서 입국심사 후 자가격리 지침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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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대상자가 앱 설치를 거부하면 강제할 수 없다는 점이다. 자가격리자가 앱 설치를 거부할 경우 보건소는 지침 위반 여부를 점검하기 위해 불시점검을 나가거나 휴대전화에 전화를 거는 등의 방식으로 대체하고 있지만, 늘어나는 자가격리 대상자에 비해 담당 공무원 수가 제한적이다 보니 모니터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자가격리 의무를 지키지 않는 사람을 관리·제재할 방법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직장인 김모(27) 씨는 "친구 지인이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함께 일하는 동료가 (코로나19)에 확진돼 검사를 받고 자가격리 중이다"라면서 "이들은 밀접접촉자로 분류돼 2주간 자가격리에 들어갔지만, 자가격리앱을 설치하지 않고 자가격리하는 사람끼리 단체대화방을 만들어 장을 보러 나온 인증샷을 찍는다든가 자가격리하는 사실을 숨기고 친인척과 식사를 하는 등 수칙을 위반하는 일이 많다고 들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솔직히 이런 사람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제재할 방법이 없을 것 같다"며 "누군가 신고를 하면 모를까 작정하고 숨기는데 보건소에서도 이런 일이 벌어지는지 모르고 있을 게 아니냐"라고 지적했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거나 의심 증상이 있는 자가격리자가 확진 판정 전 외부로 무단이탈하는 일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날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감염병예방법 위반에 따른 사법처리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기준 위반자 1630명 가운데 격리조치 위반으로 처벌된 범법자는 610명에 달했다. 격리조치 위반으로 구속된 경우도 7명으로, 전체 구속자 12명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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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뿐만 아니라 GPS 오작동 등 앱 자체 오류도 잦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가격리자에 대한 관리 업무를 맡고 있다고 밝힌 주무관 김모(29) 씨는 "하루에 2번씩 담당하고 있는 격리자들에 의무적으로 전화를 하고 있으나, GPS가 오류 나는 일이 잦아 격리지를 이탈했는지 확인 차 추가적으로 전화하는 경우도 많다"라고 토로했다.


이렇다 보니 시민들은 방역에 사각지대가 생기고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 높이고 있다. 직장인 서모(33) 씨는 "자가격리자에 대한 관리가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현재 자가격리앱을 깔지 않는 경우도 있고 앱 자체의 오류도 많다. 이러다 자가격리자들로 인해 코로나19가 확산될까 무섭다"며 "사회적 거리두기도 완화됐는데 이런 문제로 또 국민들이 피해 볼 것 같아서 걱정된다. 하루빨리 대책 마련을 해달라"라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각 지방자치단체는 코로나19 자가격리자 전담공무원을 늘리는 등 관리 강화 방안을 내놓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는 지난달 전 직원 1500여 명의 약 70%를 자가격리자 전담공무원으로 지정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 구는 경찰과 합동으로 주 1회 이상 불시 방문 점검을 통해 이탈 여부를 확인하고, 격리 중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있다.


자가격리자 안전보호앱을 설치하지 않은 사례를 조사·분석한 강 의원은 "현재는 자가격리자가 앱을 설치하거나 유선 전화 위치 확인 중 선택할 수 있는데 지자체 방역당국의 전화 확인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전화 특성상 위치 확인의 실효성 또한 낮은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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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는 자가격리대상자의 참여 의지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엄중식 가천대학교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앱이나 방역당국의 관리가 문제라기보다 자가격리자 대상이 된 개인이 수칙을 얼마나 잘 지키느냐의 문제다. 결국, 시민의식과 연결된다"라면서 "앱이 설치되지 않았거나 담당 공무원이 전화를 자주 못 했다고 하더라도 지정된 장소에서 벗어나지 않고 타인과 접촉하지 않는 다면 문제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공공의 안전을 위해 강제적인 방법을 동원하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김수완 기자 suw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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