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값 4000만원 올랐는데…‘내집 마련’ 꿈 막힌 서민들
3040세대 무주택 실수요자들 분통
"평생 전세 세입자로 살라는 거냐"
[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 무주택 전세 세입자의 설움이 이어지고 있다. 전세값은 크게 오르는데 최근 나온 부동산 규제 정책에 따라 대출 문턱이 높아져 내집 마련의 꿈은 더 멀어졌기 때문이다.
19일 KB경영연구소가 낸 ‘주요지역 전세시장 불안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잇따르는 부동산 규제 정책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주요 지역의 매매 시장이 위축되고 전세 수요가 증가하면서 전세 가격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도권 및 주요 광역시를 중심으로 전세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면서 재계약 시점이 도래한 가구의 경우 추가자금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현재 전국 전세 가격 지수는 전년 대비 0.6% 상승했다. 특히 수도권(1.2%)과 대전 대구 광주 부산 울산 등 5개 광역시(0.8%)를 중심으로 상승세 흐름을 보였다. 경기도의 전세 가격은 지난해 0.9% 하락했으나 올해 들어 1~4월 동안 0.9% 상승했다. 비수도권은 매매시장 위축과 함께 전세 가격도 하락세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4월 말 기준 서울의 평균 아파트 전세 가격(전용 84㎡기준)은 4억8000만원으로 2년 전인 2018년 4월에 비해 3000만~4000만원 올랐다. 수도권은 3억1000만원으로 2년 전 보다 1000만원 올랐고, 5개 광역시 중에선 대전이 2000만원가량 상승했다.
세부 지역별로 보면 서울 강남과 서초구의 경우 앞으로 재계약 시 평균 8000만~9000만원이나 더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전 중구의 경우에도 아파트 전세 가격이 3800만원 올라 현재 2억5000만원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전반적으로 전세 물량이 크게 부족한데다 저금리에 따라 월세로 전환하는 물량이 많기 때문이라고 KB연구소는 설명했다.
KB연구소는 전세 수요 공급 불일치를 전세 시장의 불안 요인으로 꼽았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국내 경기침체에 따른 주택 가격 하락에 대한 기대심리, 정부의 강력한 규제책, 신축 선호 현상 등이 매매 수요를 감소시키는 반면 세금 부담이 늘어난 집주인들이 전세를 월세나 반전세로 전환하면서 ‘전세 품귀’가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수요 공급의 불일치는 전세보증금 인상으로 이어지고, 무주택 서민의 전세금 마련 부담이 가중돼 서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출 규제 강화로 서민들의 주택 구입 길은 더 좁아졌다. 6·17 부동산 대책에 따라 수도권 대부분 지역과 대전, 청주 지역 일부를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로 묶이면서 담보인정비율(LTV)을 40~50%로 낮췄다. 기존 60~70%까지 나오던 대출이 확 줄면서 현금이 부족한 실수요자들은 주택을 마련하기가 더 어려워졌다고 불만이다.
또 갭투자를 막기 위해 투기과열지구에서 3억원 초과 집을 사면 전세 대출을 즉시 회수하기로 하면서 집값 상승을 예상해 전세 끼고 집을 사두려던 실수요자들이 피해를 보게 생겼다. 특히 3040세대를 중심으로 무주택 실수요자들은 “평생 전세 세입자로 살라는 것이냐”고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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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분간 전세값 상승은 이어질 전망이다. 손은경 KB연구소 연구위원은 “경기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신규 입주물량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실수요자들이 전세를 선택함에 따라 서울 및 수도권 일부 지역의 전세 가격은 소폭 상향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전세 가격은 통상 매매 가격 추세와 유사한 흐름을 보이는데 매매 시장의 위축세가 장기화된다면 전세 시장도 위축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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