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3중고’…금리경쟁력 밀리는데 규제는 '깐깐'(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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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 저축은행 업계가 ‘3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금리 경쟁력을 서서히 잃어가는 가운데 경쟁 상대가 안된다고 여겼던 신협은 여신 구역 확대로 세력화를 꾀하고 있다. 그럼에도 저축은행의 팔다리는 규제로 꽁꽁 묶여 있다.


22일 업계와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저축은행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평균 연 1.94%로 나타났다. 지난 2월(1.99%) 처음으로 평균 금리가 2.0% 밑으로 내려온 뒤 줄곧 하향세다.

저축은행 수신금리는 이제 신협과 새마을금고에도 밀린다. 3월 말 신협의 1년 정기예탁금 금리는 2.03%, 새마을금고 금리는 1.98%였다. 지난해 12월까지만 해도 저축은행 금리는 2.25%로 신협(2.16%), 새마을금고(2.12%) 보다 높았다.


이처럼 저축은행 금리가 떨어진 건 지난 3월16일 한은의 ‘빅컷’(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기준금리가 내려가자 대출금리 인하 압력이 높아진 상황에서 수신금리만 그대로 두면 마진이 줄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수신금리를 일부 조정한 것이다. 반면 신협이나 새마을금고는 조합원 출자금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 상대적으로 기준금리 인하 영향을 덜 받았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돈 줄이 막힌 기업들이 너도나도 저축은행을 찾아와 돈을 빌려가면서 대출금리가 떨어진 영향도 있다고 한다. 은행에선 돈 빌리기 어렵지만 저축은행 입장에서 보면 우량 기업이 5~6%대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해 갔다는 후문이다. 저축은행의 3월 말 기업대출 금리는 평균 6.62%다. 가계자금대출 금리도 14.67%로 역대 최저 수준인데 법정 최고금리인 24.0%보다 거의 10%포인트 낮다.


한 저축은행 대표는 “수신 고객을 끌어와야 하니 2.0% 금리는 유지해야 하고 금리 인하로 대출금리는 내려가니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며 “지금과 같은 여ㆍ수신 금리 차이가 유지되면 대출자산은 늘겠으나 마진 남는 게 없다”고 우려했다.


앞으로 신협이 광역화돼 여신확대에 나서면 지방 중소형 저축은행은 고사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신협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여신 업무를 광역화 해주기로 했다. 현재 시ㆍ군ㆍ구 단위에서만 대출 영업을 하는 신협은 앞으로 서울, 인천ㆍ경기 등 광역 도시 전체에서 대출을 할 수 있게 된다. 저축은행에 버금가는 대형 신협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도심 지역 신협은 이미 수신은 충분히 쌓아 놓은 상태인데 대출해줄 곳이 없어 안달이 나 있다”며 “여신 범위가 확대되면 고신용자 대출, 기업대출 쪽에서 공격적인 영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럼에도 과거 대규모 부실 사태 등 ‘원죄’로 인해 저축은행엔 항상 규제의 올가미가 채워져 있다. 오죽하면 “상호저축은행법은 저축은행 탄생 이후 지난 40여년 간 쌓아온 규제의 산물”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저축은행 간 인수합병(M&A) 금지와 영업권 제한이 대표적인 구시대적 규제로 손꼽힌다. 고사 위기에 처한 지방 저축은행을 대형사가 인수해 재무구조 등을 개선하고, 지역에서 다시 제대로 영업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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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관계자는 “M&A 금지와 영업권 제한 같은 해묵은 규제로 사업 규모를 더 키우고 싶어도 키울 수가 없다”며 “규제산업인 금융업에서도 저축은행은 규제에 발 묶여 꽃 피워보지도 못하고 경쟁에서 밀려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김민영 기자 my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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