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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 1위국 찬사에 으쓱" 격리됐던 美 교민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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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 1위국 찬사에 으쓱" 격리됐던 美 교민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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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현의 기자] "처음에는 시설격리가 불합리하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생각이 다릅니다. 자랑스러운 나의 조국이 방역 1위 국가라는 찬사를 들을 때 더이상 불평할 수 없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귀국 직후 국민연금공단 청풍리조트(충북 제천 격리시설)에서 생활했던 65세 미국 교민이 출국 전 감사 인사를 전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22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65세 미국 교민 A씨는 최근 시설 관계자들에게 '감사의 말씀'이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보냈다. 지난달 9일부터 24일까지 시설에 머물렀던 A씨는 홀로 사는 어머니가 위독하다는 소식에 조국을 찾았다.


A씨는 "(한국에) 날아와 보니 공항은 군인이 통제하고 강제로 옮겨진 시설에선 우주복 같은 것을 입은 경찰이 관리하고 있었다"며 "처음에는 14일간의 격리를 어떻게 견딜지 난감했다"고 말했다.


그는 어머니의 임종을 앞둔 상황에서 강제 격리된다는 것에 당초 불만이 많았다고 고백했다. A씨는 "어머니 임종이 가까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건강한 제게 시설격리는 너무 불합리한 일이었다"며 "기대했던 조국 품에 안길 줄 알았는데 의심환자처럼 격리돼 사는 게 인권침해라는 생각도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아무리 코로나19 상황이 이렇다(심각하다) 해도 어머니 병상에 있어야 하는 시간에 하루종일 주는 밥을 먹으면서 빈둥빈둥 보내는 것이 불안했다"며 "어떻게 격리생활을 견딜지 난감했다"고 했다.


그는 초등학생 시절 방학을 맞아 생활계획표를 만들었던 것처럼 계획을 세웠다. A씨는 "조식, 명상, 중식, 보충 취침, 석식, 휴심, 취침 등 사실상 먹고 자는 것 이외엔 할 일이 없었다"며 "군대에서 제대를 앞뒀을 때처럼 달력에 X표를 하며 하루하루를 보냈다"고 말했다.


격리해제 후 그는 어머니 장례를 치르고 현재 미국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 A씨는 "가끔 작은 방 속에 갇혔던 그때의 생활을 떠오른다"며 "격리해제 후 아침에 마시는 커피, 친구와의 술자리, 부부싸움 등 일상의 작은 것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됐다"고 밝혔다.


미국 시민권자인 그는 전 세계에서 한국을 방역 모범국으로 꼽는 것을 보면서 어깨가 으쓱했다. A씨는 "자랑스러운 나의 조국 대한민국이 방역 1위국이라는 찬사를 들을 때 더이상 불평불만을 할 수 없었다"며 "큰 것을 위해 조금의 불편을 감내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고 했다.


A씨는 특히 시설 관계자들의 헌신에 감사를 표했다. 그는 "시설 관계자들이 몸을 아끼지 않고 방역을 위해 고군부투했다"며 "숨은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전했다.




조현의 기자 hone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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