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 수혜주...게임주만 웃네

완구업체 손오공·오로라
어린이날 이벤트에도
지난달 말 대비 주가 하락

게임주 컴투스·한빛소프트
'집콕' 효과로 나홀로 상승

[아시아경제 박지환 기자] 가정의 달로 불리는 5월 완구, 여행, 유통ㆍ외식주 등 관련주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대다수 업종에서 가정의 달 수혜는 커녕 주가 하락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반면 게임주만 홀로 상승세가 집중되는 모양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완구업체 손오공 은 지난달 말 2085원에서 전날에는 9.11% 하락한 1895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오로라 역시 같은 기간 1만900원에서 1만200원으로 6.42% 떨어졌다. 완구 제품은 어린이날 시즌 매출이 한 해 실적을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부 업체의 경우 어린이날이 들어간 2분기 매출이 연간 매출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한다.

완구업체들이 각종 할인 행사를 5월에 집중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손오공은 최근 온ㆍ오프라인 완구 특판 행사에 나서고 있다. 옥션에서 17일 하루 피셔프라이스 국민 완구 시리즈를 포함한 육아 필수품을 할인 판매할 예정이다. 이마트와 홈플러스, 토이저러스 등 대형마트와 대표 제품들을 최대 50%까지 할인하는 행사도 진행 중이다. 오로라월드도 한국교육방송공사(EBS)와 정식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이달부터 펭수 캐릭터를 활용한 각종 제품을 출시한다. 완구회사들이 5월을 연중 가장 큰 대목으로 보고 각종 이벤트로 고객몰이에 나서고 있지만 주가는 이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유통과 외식주들의 경우도 비슷한 상황이다. 신세계 는 지난달 말 26만5000원에서 전날 25만9500원으로 2.08% 하락했다. 현대백화점 은 7만2700원에서 7만900원으로 2.48% 떨어졌다. GS홈쇼핑 (-4.15%), 롯데쇼핑 (-4.91%) 등도 동반 하락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느슨해지면서 가족단위 외식이나 쇼핑이 늘고 있는 것과 반대 행보다.

대표적인 여행주인 모두투어 (-2.30%)와 하나투어 (-2.24%) 등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의 직격탄을 맞은 여행업계가 이달 정부의 생활방역 전환 조치에 여행 수요가 크게 늘 것이란 기대감이 돌았지만 아직 주가는 제 모습을 찾지 못하는 모습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게임주들이다. 전통적인 호황 시기에 더해 '집콕'으로 대변되는 코로나19 후광까지 더해졌다. 게임주인 컴투스 는 지난달 말 10만7000원에서 전날 11만300원으로 3.08% 올랐다. 같은 기간 한빛소프트 는 2635원에서 2950원으로 11.95% 급등했다. 엔씨소프트 의 경우에도 64만3000원에서 64만6000원으로 소폭 상승했다.

게임주들을 제외하고 가정의 달 관련주의 주가 하락세가 심한 것은 이들 대부분이 내수 소비와 관련된 업종들이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의 올해 4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로 경기 침체가 본격화 되면서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4월 CCSI는 전월 대비 7.6포인트 하락한 70.8을 기록했다. 이는 2008년 금융위기가 극에 달했던 12월(67.7)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가정의 달 관련주들은 대부분 국내 내수경기에 민감하게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면서 "코로나19로 경제활동에 부정적인 영향이 아직 완전히 걷히지 않은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박지환 기자 pjhyj@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