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부터 오거돈까지…민주당, 잇단 성추문 악재

오거돈 부산시장 전격 사퇴 "불필요한 신체접촉 사죄"
미래통합당 "민주당 민낯 그대로 드러나"

오거돈 부산시장이 23일 오전 부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시장직 사퇴 의사를 밝힌 뒤 자리를 뜨고 있다. 오 시장은 "죄스러운 말씀을 드린다. 저는 최근 한 여성 공무원을 5분간 면담하는 과정에서 불필요한 신체접촉이 있었다"며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23일 여성 직원에 대한 성추행 사실을 인정하고 전격 사퇴했다. 더불어민주당 인사의 성추문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렇다보니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정봉주 전 의원 등 과거 인사들에 대한 성폭력 사건도 다시 비판을 받는 등, 오 전 시장의 성폭력 파문이 민주당 전체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미래통합당은 "민주당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민주당은 오 시장에 대한 징계절차에 즉각 착수해 제명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오 전 시장은 이날 오전 11시 부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 사람에게 5분 정도의 짧은 면담 과정에서 불필요한 신체 접촉을 했다. 이것이 해서는 안 될 강제추행으로 인정될 수 있음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어 "경중에 관계없이 어떤 말로도, 어떤 행동으로도 용서받을 수 없다"며 "시장직을 계속 수행한다는 것은 부산시장으로서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사퇴를 선언했다.

이에 민주당은 오 전 시장의 제명처리 방침을 밝히며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당은 성추행 등 성비위와 관련된 사건에 대해서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무관용의 원칙을 지켜왔다"며 "이 같은 원칙 하에 즉각적인 징계 절차에 착수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다시는 이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의 윤리의식을 강화하기 위한 당내 교육 등 제도적 예방 방안을 강구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이미지출처=연합뉴스]

민주당 소속 광역단체장이 성범죄 혐의로 퇴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8년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수행비서였던 김지은 씨가 한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안 전 지사로부터 네 차례의 성폭행과 상습적인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바 있다. 이에 안 전 지사는 "책임을 지겠다"며 도지사직에서 물러났고,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등의 혐의로 기소된 그는 지난해 9월 대법원에서 징역 3년 6개월 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자신의 성폭력 피해 사실을 고발하는 '미투' 의혹에 휘말려 의원직 사퇴를 선언한 경우도 있었다. 민병두 전 민주당 의원은 노래방에서 여성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2018년 3월 의원직 사퇴를 발표했다가 두 달여 만에 철회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민 의원의 공천을 배제했고 이후 그는 서울 동대문을에 무소속으로 출마했으나, 선거 직전 후보직에서 사퇴했다.

정봉주 전 의원도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했으나 대학생 성추행 의혹이 불거져 출마를 접었다. 그는 자신의 성추행 의혹 보도가 허위라고 반박했다가 무고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후 지난해 10월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지난 1월28일 미투 논란 의혹이 제기된 더불어민주당 2번째 영입인재인 원종건씨가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영입인재 자격을 자진 반납하겠다고 밝힌 뒤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민주당 총선 영입인재 2호 원종건 씨도 지난 2월 자신의 옛 여자친구로부터 미투 폭로가 나오면서 영입인재 자격을 반납했다. 총선 과정에서는 경기 안산단원을에 출마한 김남국 후보가 여성 비하와 성희롱을 일삼은 팟캐스트 방송에 출연한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일었다.

계속되는 민주당 출신 인사들의 성추행 파문에 미래통합당은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김성원 통합당 대변인은 23일 논평을 통해 "민주당 출신 인사들의 성 관련 문제는 비단 이번만이 아니다"라며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미투 사건과 정봉주 전 의원의 성추행 의혹은 물론 최근에는 여성 비하와 욕설이 난무한 팟캐스트에 참여한 김남국 당선자까지 여성 인권과 보호를 최우선으로 한다는 민주당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통합당 부산시당 이주환 수석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내고 "여성 인권과 보호를 최우선한다는 민주당은 더불어미투당인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당 인사들의 미투 사건을 언급하며 "이런 행태는 여성을 위한 여성인권 향상과 여성보호를 최우선 한다는 민주당의 이중성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재차 비판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