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유 저장 유효기간 종료 임박...재고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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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황윤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 항공길이 막히자 항공유를 공급하는 국내 정유사가 재고 처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항공유는 오래 보관하면 유성이 변하기 때문에 보통 두 달이 지나면 헐값에 처분해야 한다.


13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정유사의 항공유 판매 감소율이 최대 80~90%에 이른 것으로 조사됐다. A정유사 관계자는 "1월과 2월에 이어 3월 항공유 소비량이 급감하면서 항공유 영업이 직격탄을 맞았다"며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0% 이상 줄었다"고 말했다.

항공유 소비량은 올해 들어 꾸준히 줄고 있다. 지난 1월 항공유 소비량은 314만배럴로 전년 동기 대비 5.7% 감소했고 2월 소비량은 278만배럴로 4.4% 줄었다. 코로나19로 인한 국적 항공사 운항 중단이 본격화한 3월 들어서는 항공유 소비량 감소 폭이 커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항공유 매출과 소비가 급감한 것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 10일 기준 국적 항공사 노선 204개 중 88.8%가 운항을 멈췄기 때문이다. B정유사 관계자는 "국적 항공사 운항 중단만큼 항공유 매출이 줄었다고 보면 된다"고 전했다.

국내 정유사의 항공유 생산 비중은 휘발유보다도 크다. 지난해 이들의 항공유 생산 비중은 13.66%로 휘발유(13.45%)를 제치고 경유(29.33%)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 close 증권정보 096770 KOSPI 현재가 118,200 전일대비 2,700 등락률 +2.34% 거래량 116,694 전일가 115,500 2026.05.21 09:28 기준 관련기사 주식자금이 더 필요하다면? 연 5%대 금리로 최대 4배까지 'SK이노베이션 E&S, 해킹 은폐' 의혹 제기에 "ESG보고서에 공표" 해명 [클릭 e종목]"SK이노베이션, 호르무즈 봉쇄로 기업가치↑" 은 하루 약 5만~5만5000배럴의 항공유를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하루 평균 정제 능력의 약 5%에 해당한다. GS칼텍스는 생산 규모를 공개하지 않고 있으나 대한항공에 공급되는 항공유의 50%를 납품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항공유를 장기 보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항공유 보관 기간은 보통 2개월"이라며 "유종 자체가 예민해 장기 보관하면 스펙이 변할 수 있어 오래된 제품은 항공사에서 안 받는다"고 말했다. 정부가 매입하는 비축유 대상이 주로 원유와 휘발유ㆍ경유 등에 국한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여객기 운항 중단이 본격화한 것은 지난 2월 말부터다. 이달 말까지 항공유 재고를 처리하지 못하면 낮은 가격에 팔아야 하는데, 운항 중단이 절정에 달해 이마저 쉽지 않다는 것이 정유업계의 설명이다. 고육지책으로 일부 정유사에서는 항공유를 중유와 혼합하는 등 대안을 마련하고 있지만 재고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남아도는 항공유를 수출하는 것도 쉽지 않다. 항공유는 국내 석유화학 제품 중 수출 2위(22%)를 차지하고 있지만 각국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항공 운항을 중단하면서 글로벌 수요도 급감했다. 중국은 제조업을 중심으로 경기가 빠르게 회복 중이지만 여전히 항공 운항에는 제약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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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업계 관계자는 "외국인 입국 금지가 지속되면 항공유 재고를 처리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장치산업 특성상 정유사의 가동률을 크게 조정할 수 없어 당분간 손실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황윤주 기자 h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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