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장칼럼]기업·일자리 사라지면 현금지원이 무슨 소용
[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몰고 온 쓰나미가 국내 경제를 수렁으로 몰아넣는가 하면 세계 경제를 멈춰 세우고 있다. 활발히 굴러가던 경제 수레바퀴가 멈춰서니 어느 분야를 막론하고 피해가 속출하는 상황이다.
지난달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2월 산업활동동향'은 앞으로 본격화할 실물경제 충격파가 얼마나 클지 고스란히 보여줬다. 코로나19 확산의 기점이 된 31번 확진자 발생(2월19일) 이후 열흘 정도만 반영됐는데도, 실물경제가 받은 영향은 충격적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3대 산업활동 지표인 생산ㆍ소비ㆍ투자 모두 동반 하락했다. 특히 생산ㆍ소비는 구제역 파동이 있었던 2011년 2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었고,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도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의 낙폭을 기록했다.
문제는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개발이 늦어지고 확산세를 잡지 못한다면 기업들이 도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유동성이 부족해진 기업의 연쇄적 파산이 금융위기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이 경우 실업 대란도 피할 길이 없다.
외환위기 이후 해체된 대우그룹이 대표적 사례다. 대우는 1990년대 후반 돈줄이 막히자 회사채를 발행해 돌려막기식으로 자금 조달에 나섰다가 결국 자금난이 심화돼 대규모 부도를 냈다. 이로 인해 1차 협력사 3100여개를 비롯해 협력사 1만여개가 함께 무너져 16만명이 실직의 고통을 겪었다.
정부도 이를 방지하기 위해 1차 비상경제회의 때 결정한 50조원 금융조치를 대폭 확대해 100조원 규모의 기업구호긴급자금을 투입하기로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2차 비상경제회의에서 끝이 언제인지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세계 경제가 위기라며 기업이 도산하는 일은 반드시 막겠다고 말했다. 정부가 기업에 닥친 거대한 위기의 파고를 막는 든든한 방파제 역할을 하겠다는 강한 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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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일각에서는 완충 장치가 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한다. 또 언제 쓸지 모르는 돈(소득하위 70%를 대상으로 한 현금성 지원)을 푸는 것보다 기업과 고용 문제를 집중적으로 살피고 우선순위에 둬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미국과 독일 등 주요국의 재정도 기업을 향하고 있다. 기업과 일자리가 사라진다면 현금 지원은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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