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백병원 확진자 내사 나선 경찰…직접수사 신호탄
대구 거주 숨기고 입원한 환자
고소·고발 전 내사 착수
'감염병예방법' 위반 행위에
경찰 인지수사 확대될까
대구 거주 사실을 숨긴 채 입원했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확진된 환자로 인해 폐쇄된 서울 중구 백병원 앞에서 9일 의료진 등 병원 관계자와 경찰 등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대구 거주 사실을 숨기고 입원했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서울백병원 확진자'에 대해 경찰이 내사에 착수했다. 방역 당국의 고발이 없음에도 경찰이 자체 내사에 나선 것으로, 향후 코로나19와 관련해 경찰의 수사 확대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9일 기자간담회 서면자료에서 "서울백병원을 관할하는 서울중부경찰서에서 내사에 착수했다"며 "진료 과정에서의 허위 진술 여부 등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서울백병원에 입원 중이던 A(78ㆍ여)씨는 전날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로 인해 병원 외래 및 응급실 등이 폐쇄됐다. A씨는 평소 다니던 병원 등에서 진료와 입원을 거부당하자 대구 거주 사실을 숨긴 채 서울백병원에 이달 3일 입원했다. 병원 측은 중요 정보를 숨긴 A씨에 대해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고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병원 측의 고소가 있기 전 경찰이 내사에 착수한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내사는 정식 수사에 앞서 실제 범죄 혐의점이 있는지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수사 전 단계다. 내사를 통해 범죄 혐의점이 발견되면 경찰은 해당 인물을 피의자로 입건하고 정식 수사를 개시한다.
그간 경찰은 코로나19 관련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 수사를 방역 당국의 고발 또는 수사 의뢰가 있을 때만 진행해왔다. 고발 사건 위주로 수사에 착수해온 것은 어차피 수사가 시작되면 방역 당국의 협조가 필요한 데다 자칫 수사가 방역 당국의 업무를 방해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현재 방역 당국의 격리 조치 명령 위반으로 경찰이 수사 중인 사건은 총 12건으로 모두 관할 지방자치단체 등의 고발을 통해 이뤄졌다. 신천지예수교 교인들의 소재를 파악할 때도 지자체가 1차로 확인한 뒤 연락이 되지 않는 교인들에 한해 지자체의 의뢰를 받아 경찰이 소재 수사에 나선 것이다.
이번 서울백병원 확진자 내사 착수는 경찰이 더 이상 지자체 고발에 의존하지 않고 직접 인지수사에 나서겠다는 하나의 신호탄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일부 확진자ㆍ의심 환자의 거짓말이 더 큰 집단감염으로 이어지거나 방역 업무에 방해가 될 수 있다는 게 경찰의 판단이다. 신천지 교인들이 교인임을 숨기고 일상생활을 하다가 코로나19 '전파자'가 되고 있는 현실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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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관계자는 "방역 당국ㆍ의료기관과 협조해 불법행위가 확인되면 신속하고 엄정하게 사법 처리할 것"이라며 "코로나19 방역 조치 관련 활동에 시민들도 적극 협조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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