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줄 마른 쿠바정부, 중고차 판매로 직접 달러벌이
중고차·신차 판매권 독점
처음으로 달러로 중고차 판매 나서
베네수엘라 제재 등 美영향
석유값 급등·단체관광 막혀
[아시아경제 권재희 기자] 자금난에 처한 쿠바 정부가 직접 달러벌이에 나섰다. 중고차와 신차의 수입 판매권을 독점하고 있는 쿠바정부가 처음으로 이를 달러로 판매하기 시작한 것이다. 쿠바 경제를 떠받치는 두 축인 베네수엘라와 관광업이 모두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제재로 돈줄이 마르자 특단의 조치를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25일(현지시간) AP통신은 쿠바 정부는 이날부터 수도 아바나에 한해 중고차를 달러로 팔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중고차 매장에는 약 100여명의 사람들이 차를 사기 위해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쿠바의 통화 단위는 페소화로, 음식을 비롯한 기본적인 생활용품은 페소화로 거래된다. 정부가 직접 나서 물건을 달러로 판매하는건 공산국가에서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쿠바 정부가 직접 달러벌이에 나선건 동맹국인 베네수엘라의 경제 붕괴와 수년간 이어져온 미국의 금수조치로 유동성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6월 트럼프 행정부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쿠바 지원을 받아 베네수엘라에 인도주의적 재앙을 초래했다"며 "쿠바 정권도 이 사태에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자국민의 쿠바 단체관광을 금지했다. 쿠바의 관광수익이 쿠바 군부로 흘러들어가고, 이는 베네수엘라 마두로 정권의 자금줄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미국은 올해 1월 쿠바로 항공기 운항을 추가로 제한하며 쿠바 정권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였다. 아바나 호세 마르티 국제공항을 제외한 쿠바 다른 지역으로 가는 미국발 전세기 운항을 중단하고, 운항 횟수도 줄였다. 그 결과 지난해 쿠바 관광객은 10년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또 미국의 압력 속에 각국이 외화벌이를 담당하던 쿠바 출신 의사들을 본국으로 송환하면서 쿠바정부의 재정은 더욱 어려워졌다.
베네수엘라의 경제 위기도 쿠바에 직격탄이다. 베네수엘라에서 들여오던 값싼 석유가 막히면서 쿠바는 극심한 연료난을 겪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부채 상환은 물론 외국 기업에 대한 대금 지급도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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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는 디폴트 위기에 처했다. 지난해 오스트리아와 벨기에, 영국, 프랑스, 일본, 스페인 등 6개국에 약 3200만~3300만달러(약 401억원)를 갚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카르도 카브리사스 쿠바 부총리는 이들 국가를 포함한 14개 채권국 모임인 '파리클럽'에 서한을 보내 올해 5월까지 밀린 빚을 꼭 갚겠다고 약속했지만 채권국들은 회의적인 입장이다. AFP통신은 유럽 외교관의 발언을 인용해 "갚겠다고는 하지만 신뢰가 부족하다"고 보도했다. 쿠바는 1986년 디폴트를 선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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