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産 놀이터' 화장품원료 국산화 첨병 한국콜마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30년 역사의 화장품 주문자개발생산(ODM)기업 한국콜마가 '원료 국산화'로 재도약하고 있다. 한때 일본산에 100% 의존했던 화장품 원료에 대한 독자 제조 기술을 확보하면서 침체에 빠진 K뷰티 부활의 기반을 다져가고 있다. 일본 뿐만 아니라 독일 등 외산 원료 국산화 프로젝트를 진행한 지난 6년간 올린 경제적 효과만 920억원에 달한다.
26일 한국콜마는 화장품 원료 피토스테롤계 보습제의 국산화를 위한 국책과제 공고에 지원 절차를 최근 마쳤다. 거의 모든 기초화장품 제조에 사용되는 피토스테롤은 그동안 대부분을 일본산 수입에 의존해왔다. 일본산 원료의 높은 품질력과 기술장벽으로 국내에서 국산화를 성공시킨 기업은 단 한 곳도 없었다.
한국콜마가 국산화를 성공시킨 대표 원료는 아미노산 유래의 계면활성제다. 폼클렌징 등에 사용되는 아미노산 계면활성제는 일본 수입 의존도가 한때 100%에 달했던 원료 중 하나다. 전량 일본산 수입으로 일본 업체들의 배만 불려준 아미노산 계면활성제는 한국콜마가 지난해 국내 업체 중 처음으로 국산화했다. 국내 계면활성제 전문 제조업체와 손잡고 개발에 뛰어든 지 5년만의 성과다.
일본이 장악하다시피한 식물성 원료 국산화도 눈앞에 다가왔다. 한국콜마는 3년여간 일본산 식물성 계면활성제 개발에 매진해 왔으며 연내 개발을 완료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일부 제품에 적용해 안정성테스트를 거치고 있다. 계면활성제와 함께 일본 의존도가 높았던 원료 중 하나인 이산화티타늄과 파우더팩트, 새도우 등에 사용되는 일본산 구상파우더도 국산화에 성공해 화장품 제조에 활용하고 있다.
한국콜마가 원료 국산화에 뛰어든 이유는 일본 기업들의 전횡을 경험하면서다. K뷰티가 불붙었던 2010년대 초반 쏟아지는 수출 물량을 맞추기 위해 일본 원료 기업들에 공급을 늘려줄 것을 요청했지만 특별한 이유없이 거부하거나 터무니없이 가격을 올리기 일쑤였다.
대체제가 없다는 시장 독점적 지위와 비대해진 영향력을 남용해 일방적인 수급 중단 등 전횡을 일삼은 것이다. 지난해에는 중국 화장품 기업에서 일본산 원료를 싹쓸이 해 가며 국내 화장품 업계에 비상이 걸리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후쿠시마 원전 사태 이후 일본산 원료에 대한 방사능 유출 우려가 커지고, 지난해 일본의 수입규제로 소비자 인식이 변화하면서 원료 국산화의 필요성은 더욱 강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외 싱가포르, 미국, 유럽산 원료를 국산화하는 노력도 이어가고 있다. 아이크림에 적용되는 미국산 합성인지질 원료와 독일산 발효 원료도 국산화했고 싱가포르산 천연색소도 자체 농추출 기술을 활용해 1년여만에 국산화했다. 독일 등 유럽에서 주로 수입해왔던 발효원료의 국산화로, 제품 가격대를 24만원대에서 9만원대로 획기적으로 낮춰 연간 54억원 규모의 비용 절감 효과를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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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콜마는 2014년 해외 원료 기술 국산화에 뛰어든 이후 올해까지 6년간 누적 500여명의 인력을 투입해 총 18건의 국산화를 성공시켰다. 6년 새 일본산 원료의 국산화로 170억원, 글로벌 전체로 920억원(화장품ㆍ제약 포함)의 비용절감 효과를 거뒀다. 화장품 효능과 직결되는 원료에 대한 자체 제조 기술력을 확보하면서 K뷰티 경쟁력을 높이는 기반도 다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한국콜마의 국산화 노력은 일본 의존도를 낮추며 7~8년의 기술 격차를 좁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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