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확산에..."대형병원 안 가요"
원무과 앞 대기실 한산
외래·예약환자 10% 줄어
경증환자일수록 감소폭 커
메르스 원내감염 공포 경험
약국 손님도 30%께 줄어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이정윤 기자] 10일 오전 11시께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은 한창 붐벼야 할 시간인데도 한산했다. 평소 같았으면 외래환자로 발 디딜틈이 없을 원무과 앞 대기실도 빈자리가 가득했다. 예약을 하고 방문해도 1시간 이상 기다려야 했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우한폐렴)이 바꾼 일상은 이날 세브란스병원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신종 코로나 후 외래환자 줄어= 천식 때문에 병원을 찾은 민경민(28)씨는 "세브란스병원에 이렇게 사람이 적은 것은 처음 본다"며 "신종 코로나 때문에 예약을 미룰까 고민했지만 약을 타야 해 어쩔 수 없이 방문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얼굴을 만지지 않고 있다"며 털어놨다. 이필수(65)씨는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이 병원에서 전파돼 신종 코로나 때도 그런 상황이 발생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있어 병원 방문이 꺼려진다"고 토로했다.
서대문 강북삼성병원 내 대기실도 사정은 비슷했다. 내원 환자가 신종 코로나 확산 후 감소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인근 약국의 한 약사는 "신종 코로나 확산 소식이 알려지면서 약국을 찾는 손님이 30%가량 줄어들었다"면서 "정기적으로 병원을 가야 하는 환자만 방문할 뿐 새로 약국을 찾는 손님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대형병원은 대부분 환자가 줄었다고 전했다. 중앙대병원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가 확산된 이후 외래와 예약 환자가 10% 정도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병원을 찾는 환자가 줄어든 건 2015년 메르스 사태 때의 원내감염 공포감이 반영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당시 대부분의 확진자가 병원에서 바이러스에 노출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감염병이 유행할 때 대형병원을 기피하는 현상이 생겼다. '슈퍼전파자'로 꼽히는 14번 환자의 경우 병원 응급실에서 600여명과 접촉, 85명에게 바이러스를 옮겼다.
◆메르스 때 상급병원 30% 급감= 메르스 발생 전후 외래의료 변화양상을 연구한 서울대 보건대학원의 이선정씨의 논문을 보면, 2015년 메르스가 한창 유행했던 6월 초부터 7월 중순까지 내원일수가 14%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상급종합병원(-30.2%)이나 종합병원(-23.7%ㆍ이상 건강보험가입자 기준) 등 대형병원을 중심으로 경증환자의 감소 폭이 더 컸다. 이씨는 "상급종합ㆍ종합병원에서 메르스 확진자가 대다수 발생했고 이에 따라 이들 병원이 폐쇄하는 한편 메르스 감염을 피하기 위해 환자들이 병원 방문을 기피하는 현상을 주 원인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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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 병원의 경우 면역력이 떨어져 있는 이가 많아 바이러스 감염에 취약지로 꼽힌다. 의료진 역시 바이러스에 노출될 우려가 높다. 감염병이 의심되는 환자를 병원 외부에 마련한 선별진료소에서 먼저 살펴보는 것도 그래서다. 전문가들은 각 병원 차원에서 원내 바이러스 전파를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한다. 손장욱 고려대 안암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메르스 사태 때 병원이 학습효과를 얻어 중국 등 해외 방문 이력 확인, 손 소독, 열 감지 카메라 등의 방법으로 신종 코로나 전파를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해외 방문 이력이 있는 사람을 제외하고는 굳이 병원 방문을 피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이정윤 기자 leejuy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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