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비비] 넥슨 김정주 회장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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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 전 이맘 때 충격적인 뉴스가 터져 나왔다. 김정주 회장의 NXC 매각 추진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넥슨과 김정주 회장은 한국 게임을 상징하는 1세대 기업이고 넥슨의 '바람의 나라'는 세계 최초의 온라인게임이었기 때문이다.


넥슨은 뉴스가 나간 후 공식적으로 매각 절차를 밟기 시작했다. 예비 입찰을 거쳐 카카오와 넷마블을 비롯한 5개 기업은 인수를 둘러싸고 각축전을 벌였다. 결국 6월 말 김정주 회장은 매각 보류를 선언했다.

넥슨이 텐센트, 알리바바와 같은 중국기업이나 사모펀드에 인수되지 않은 것은 다행이다. 중국 기업에 인수될 경우 한국게임 세 개의 축 중 하나가 뽑혀 나갈 것이고 엔씨소프트, 넷마블을 포함한 3N사 전체가 중국 게임사의 직간접적인 지배에 들어갈 수 있었기 때문이다. 사모펀드에 인수되지 않은 것도 다행이다. 사모펀드는 단기수익을 추구하기 때문에 넥슨이나 한국 게임산업의 장기적인 발전보다는 구조조정을 통한 가치 창출과 재매각이라는 시나리오로 갈 가능성이 컸기 때문이다. 이유를 불문하고 김정주 회장이 다시 넥슨에 돌아온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그럼에도 지난 6개월을 돌이켜 볼 때 김정주 회장의 매각 철회와 복귀의 의미가 무엇이었는지 의문을 갖게 된다. 김정주 회장은 일년 전 매각 추진 당시 다음과 같은 입장문을 발표한 바 있다.

"저는 25년 전 넥슨을 시작한 이래,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은 우리 사회와 어려운 환경에서 묵묵히 일해 온 직원들이 함께 어우러진 좋은 토양 속에서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으며 오늘까지 왔습니다. 어떤 경우라도 우리 사회로부터 받은 많은 혜택에 보답하는 길을 찾을 것입니다. 제가 지금껏 약속 드린 사항들도 성실히 지켜 나가겠습니다."


만일 '우리 사회로부터 받은 혜택'을 절감한다면 '돌아온 탕아' 김정주 회장의 의무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일 것이다. 첫째, 글로벌 게임사로서 넥슨의 재도약이다. 넥슨은 위기상황이다. 중국에서 서비스중인 '던전앤파이터'는 사용자가 급감하고 있으며, 모바일게임에서는 존재감이 없다. 그러나 넥슨의 개발 프로젝트와 조직의 구조조정이 시작되면서 개발자들은 과연 이것이 비용 절감을 위한 리스트럭처링인지 아니면 재도약을 위한 뼈를 깎는 노력인지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이런 혼동과 동요의 시기일수록 김정주 회장은 창업자로서 분명한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둘째, 한국 게임생태계의 복구와 회생에 기여해야 한다. 지난 2018년 5월 김정주 회장은 진경준 전 검사장에 넥슨 주식을 무상제공한 혐의로 기소되었을 때 입장문을 낸 바 있다. 거기서 그는 "저와 제 가족이 가진 재산의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겠으며, 청년들의 벤처창업투자 지원 등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일들로 기부를 확대할 것"이라고 약속한 바 있다. 중소개발사의 도산이 속출하고 있으며 한국이 4차산업혁명의 '후진국'으로 전락할 위기에 놓인 지금 김정주 회장은 한국 게임과 스타트업의 구원투수가 되어야 한다.


셋째, 게임의 가치가 도전받을 때 단호히 나서야 한다. 작년 5월 WHO의 지정 이후 '게임 질병코드 도입' 시도는 게임산업을 강타했다. 90여개의 단체로 구성된 공대위가 저지를 위해 필사의 노력을 펼치고 있을 때 김정주 회장을 비롯한 창업자들은 침묵했다. 그들의 이런 침묵은 페이스북의 저커버그와 대비된다.


지난 2018년 4월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 데이터 유출 사태로 미 의회 청문회에 선 저커버그는 '이건 제 실수입니다. 죄송합니다'라고 솔직하고 분명하게 입장을 밝혀 사태를 호전시켰다. 침묵이 항상 금인 것은 아니다. 리더라면 자신의 철학과 기업의 존재가치가 위협받을 때 단호하게 선언해야 한다.


과거 넥슨의 기업 자서전 '플레이'에서 김정주 회장은 '게임을 부정하는 사람들한테는 논리가 없어요. 게임 없이 어떻게 세상을 살아요'라고 했다. 이런 말이 넥슨의 홍보책자만이 아닌 게임업계가 절대절명의 위기 상황일 때 나와야 하지 않겠는가.


돈을 많이 번 기업인은 많지만 존경받는 기업인은 극소수다. 2000년 이후 너무도 많은 기업이 명멸한 IT의 세계, 20년 후 김정주 회장의 이름은 기억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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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정현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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