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대 총선 이후 20대 총선까지 8명 중 7명이 여성 의원…유은혜 김현미 ‘불출마’, 21대 총선 새로운 주인공은 누구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정치, 그날엔…’은 주목해야 할 장면이나 사건, 인물과 관련한 ‘기억의 재소환’을 통해 한국 정치를 되돌아보는 연재 기획 코너입니다.


3일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출신 현직 장관 인 유은혜 교육부 장관과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21대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하기 위해 회의실로 들어서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3일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출신 현직 장관 인 유은혜 교육부 장관과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21대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하기 위해 회의실로 들어서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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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선거 출마를 준비하는 이들은 누구나 당선을 꿈꾸지만 ‘지역구의 벽’은 만만치 않다. 지역주의 입김이 상대적으로 약한 수도권은 ‘공천=당선’은 상상하기 어렵다. 지역구 텃밭을 열심히 가꾼 정치인들끼리 치열한 전투를 벌인 끝에 당선자가 나온다.

여성 정치인들이 지역구에서 승리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남성 중심의 정치 문화에 대한 개선의 목소리가 이어지면서 여성 정치인들의 정치 참여가 늘어났지만 지역구 선거를 돌파하고 당선증을 받는 이는 소수에 불과하다. 여전히 많은 수의 여성 의원들은 비례대표 선거를 통해 원내에 입성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여성 정치인들이 절대 강세를 이어가는 그런 지역은 없을까. 인구 100만명을 돌파한 경기도 고양시, 그중에서도 일산은 ‘여성 정치 1번지’라는 수식어를 붙어도 손색이 없다. 2004년 제17대 총선 이후 2016년 제20대 총선까지 일산에서 배출된 8명의 지역구 의원 중 7명이 여성이다. 여성 정치인들이 일산 지역구에서 87.5%의 확률로 당선됐다는 얘기다.

17대 총선에서는 일산갑에서 열린우리당 한명숙 후보, 일산을에서 한나라당 김영선 후보가 당선됐다. 18대 총선에서는 일산서구에서 한나라당 김영선 후보가 당선됐고, 일산동구는 한나라당 백성운 후보가 당선됐다. 한명숙 통합민주당 후보와의 치열한 승부에서 승리를 거뒀다.


제18대 총선에서의 백성운 후보 승리, 2004년 이후 일산에서 당선된 유일한 남성 국회의원의 승전보였다. 당시 백성운 후보는 47.07%, 한명숙 후보는 43.83%를 얻었다. 하지만 제19대 총선에서 일산동구의 승자는 다시 여성이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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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에서는 고양시장을 지낸 강현석 후보가 출격했지만 민주통합당 유은혜 후보에게 일격을 당했다. 유 후보는 51.59%, 강 후보는 46.09%를 득표했다.


일산서구는 김현미 민주통합당 후보가 김영선 새누리당 후보와의 맞대결에서 승리했다. 이 지역은 17대(김영선), 18대(김영선), 19대(김현미), 20대(김현미) 등 최근 열린 4개의 총선 모두 여성 의원들이 승리했다.


20대 총선에서는 김현미 후보가 고양시정(일산서구)에 출마해 49.15%를 얻어 36.68%를 얻는데 그친 새누리당 김영선 후보를 꺾고 당선됐다. 김현미-김영선, 두 여성 정치인의 맞대결은 18대, 19대, 20대 총선까지 세 번 연속 이어졌다.


고양시병(일산동구)은 전·현직 해당 지역구 의원 출신의 맞대결이 펼쳐졌다. 18대 총선 당선자인 백성운 후보가 새누리당 후보로 나섰고 더불어민주당은 현역 의원인 유은혜 후보가 나섰다. 결과는 유은혜 후보의 승리로 끝이 났다. 20대 총선 역시 일산 2개 지역은 여성 정치인들이 당선자가 된 셈이다.


서울 인근의 대표적인 신도시 중 하나인 일산은 정치의식이 높은 지역이다. 정책과 인물 경쟁력이 뛰어난 정치인들이 유리하다. 서울을 출퇴근하는 젊은 직장인들이 상대적으로 많고, 여성 맘 카페와 지역모임, 각종 봉사모임 등 커뮤니티가 잘 발달돼 있다.


3일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출신 현직 장관 인 유은혜 교육부 장관과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21대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하기 위해 회의실로 들어서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3일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출신 현직 장관 인 유은혜 교육부 장관과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21대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하기 위해 회의실로 들어서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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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할 부분은 일산에서 당선된 이들은 경쟁력이 입증된 인물이라는 점이다. 일산동구 유은혜 의원은 19대 총선은 고양군수를 지낸 인물, 20대 총선은 고양시장을 지낸 인물과 맞대결을 펼쳐 승리를 거뒀다.


일산서구 19~20대 총선 당선자인 김현미 의원 역시 한나라당 대표를 지낸 김영선 전 의원과의 맞대결에서 승리를 거뒀다. 당선된 이들이나 도전장을 낸 이들이나 경쟁력이 만만치 않았다는 얘기다.


유은혜 의원은 문재인 정부에서 사회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 기용됐다. 문재인 대통령의 신임이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하게 하는 대목이다. 김현미 의원도 국토교통부 장관에 기용됐다. 김 의원은 국무총리와 청와대 비서실장 물망에 이름을 오르내릴 정도로 문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다.


일산에서 여성 정치인들이 절대 강세를 보였던 흐름이 오는 4월15일 제21대 총선에서도 재연될 수 있을까. 일산 지역구와 관련해 중요한 변수가 발생했다. 일산동구의 유은혜 의원과 일산서구의 김현미 의원 모두 문재인 정부 성공을 위해 개인의 정치적인 꿈을 내려놓았다. 두 여성 정치인들은 3일 제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장관 자리에서 본인에게 부여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다는 의미가 담겼다.


일산에서 네 번 연속 출마했던 김영선 전 의원은 제21대 총선을 앞두고 경남 마산 진해구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일산을 떠나 새로운 지역에서 정치를 이어나갈 방침이다. 결과적으로 일산서구는 정치인 김현미도, 정치인 김영선도 없는 총선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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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정치인들이 지역의 대표자로서 국회에 입성해 왕성한 의정활동을 펼치게 했던 일산, 21대 총선도 여성 정치인들의 강세가 이어질까. 21대 총선을 바라보는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이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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