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거품 빠지고 대중화된 와인…올해 국산·수입맥주 제쳤다
[아시아경제 차민영 기자] 올해 현지보다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와인이 국산맥주와 수입맥주를 누르고 높은 매출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22일 나타났다. 미리 대량 발주를 통해 높은 품질의 와인을 보다 손쉽게 소비자들이 접할 수 있도록 유통가에서 발 빠르게 움직인 덕분이다.
이마트가 올해 1월1일~12월19일 주류 매출을 결산한 결과, 와인이 처음으로 주류 소분류 내에서 국산맥주와 수입맥주를 제치고 가장 많은 매출 비중을 차지했다. 주류 내에서뿐만 아니라 와인은 올해 이마트 품목별 전체 매출 순위상 탑10에 오르기도 했다.
이마트의 최근 3개년 국산·수입맥주의 매출 비중은 2017년 24.9%·25.6%, 2018년 22.6%·25%, 2019년 22.2%·21.6%로 감소하는 추세다. 그러나 같은 기간 와인은 2017년 17.8%에서 2018년 20.2%, 2019년 23.3%로 국산맥주와 수입맥주를 모두 제쳤다. 소주도 2017년 16.9%, 2018년 17.2%, 2019년 18.2%로 와인에 뒤쳐졌다.
2000년 초 이래로 성장가도를 달려왔던 와인은 지난 2016~2017년 소비자들의 입맛이 수입맥주로 돌아서면서 맥이 꺾여 역신장을 거듭했으나 최근 와인 대중화가 이뤄지면서 반전이 생겼다. 초저가 와인을 비롯해 현지가보다도 낮은 중저가 와인이 이마트에 등장하고 수입맥주에 물린 소비자들이 다시 와인을 카트에 담으면서 매출액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급격한 성장 그래프를 그리고 있다. 와인 신장률은 2018년 19.9%, 2019년 10.4%에 달했다.
명용진 이마트 주류 바이어는 "온라인에서는 팔지 않는 와인이 오프라인 집객 상품으로 그 중요도가 더욱 높아지는 추세"라며 "10ml당 가격이 수입맥주와 비슷한 도스코파스가 올해 107만병 팔린 것을 비롯해 최근 이마트가 규모의 경제를 통해 질 좋은 와인들을 현지가보다도 저렴하게 판매하면서 와인 대중화가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고 분석했다.
이마트가 판매하는 주요 인기 와인 가운데 70종 가량이 현지가보다 낮다. 3~4년 전부터 이마트가 수입사와 협업해 적극 가격을 낮춘 덕분이다. 특히 칠레보다 저렴한 ‘도스코파스’를 비롯해 '세븐폴스 까버네쇼비뇽'의 경우 판매가 1만9800원으로 미국 현지가(2만2173원)보다 10% 가량 저렴하다. '피터르만 바로산 쉬라즈'도 마찬가지로 1만9800원으로 호주 현지가(2만2173원)보다 10% 가량 저렴하다. 현지가 절반 이하 가격의 와인도 있다. '모아나 파크 말보로 소비뇽블랑'의 경우 판매가 9900원으로 현지가(뉴질랜드 2만2240원)의 57%나 저렴하다.
가격이 낮아진 계기는 이마트의 2013년에 출시한 20주년 개점기념 와인인 '로스바스코스'였다. 당시만 해도 신규상품의 경우 와인별 1000~3000병 가량 정도만을 수입하는 게 일반적이었지만 이마트는 한번에 3만병 대량 발주를 단행하면서 가격을 절반 수준으로까지 낮출 수 있었다. 이마트는 이후에도 수입사를 통해 '세븐폴스', '펜폴즈', '그루에셀렉션', '아와테레' 등을 수 만병 대량 발주해 현지보다 저렴하게 판매하고 와인 가격 하락에 기여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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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용진 바이어는 "도스코파스의 경우 '수입맥주에 준하는 가격' 명제를 먼저 설정하고 이에 맞는 와인들을 블라인드 테이스팅해 고른 가성비 와인"이라며 "저렴하고 좋은 품질의 와인들이 많아지면서 와인이 맥주와 같은 일상주가 되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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